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한게임 분사' 택한 NHN 이해진 "버려야 산다"

(서울=뉴스1) 지봉철 기자 | 2013-02-07 08:13 송고 | 2013-02-07 09:16 최종수정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 © News1
"버려야 산다!"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이 한게임과 모바일 사업을 버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한게임과 모바일 조직의 분사라는 최후의 승부수를 던짐으로써 돌파구를 모색하려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보기좋게 뒤엎은 것이다

이해진 의장이 이처럼 분사외에 달리 선택의 길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포털과 게임, 모바일이 한 덩어리로 뒤섞인 '공룡'조직의 비대함으론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서서히 공멸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사내 강연을 통해 벤처정신을 잃은 NHN이 대기업화되고 있음을 강하게 질타하는 등 변화의 필요성을 주문해왔다.
당시 이 의장은 "NHN을 동네 조기축구 동호회쯤으로 알고 다니는 직원이 적지 않다"며 직원들의 위기의식을 촉구한 바 있다. 결국 이 의장 스스로 NHN의 미래를 위해 버려야 산다는 '역설의 해법'을 내놓은 셈이다.

이런 전망은 7일 2012년 4분기 및 연간실적발표에서 고스란히 확인된다. 지금껏 꾸준히 성장해온 NHN의 게임 매출은 6084억원으로 전년대비 5%나 줄어들었고 분기별로도 4분기 매출이 148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4%를 기록했다.

한게임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1999년 설립했던 회사로 2000년 포털서비스 네이버와 합병하면서 NHN에 흡수됐다.

한게임은 NHN 매출의 30%인 6000억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고스톱·포커 등 웹보드 게임 문제가 터질 때마다 사회적으로 질타를 받아왔다. 네이버에 요구되는 과도한 사회적 책임 부담을 어느 순간부터 한게임이 짊어지게 된 셈이다.

실제 NHN 황인준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네이버가 검색포털 업계 1위가 되고 사회적 책임이 늘어나면서 한게임의 공격적인 사업 추진이 어려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모바일 사업에 대한 위기감도 이 의장의 결단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NHN은 그간 모바일시장 공략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지만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인터넷 서비스와 모바일 서비스 간 시너지를 내기보다는 이질감이 더 크게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포털업계에서도 "NHN이 이제 나름의 정체성을 가지고 '헤쳐모여'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충고를 빠뜨리지 않았다.

결국 이 의장은 한게임과 모바일 사업을 떼어냄으로써 외부변화에 대한 네이버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일종의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육참골단'(肉斬骨斷)의 계책을 선택한 것이다.

경영권 강화 차원의 지주회사 설립에 대해서 "검토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것도 이런 그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janus@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