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롯데 손호영을 한 발 더 뛰게 하는 김민호 코치의 한마디 "연봉 많이 받자"

손호영, 시즌 개막 후 트레이드로 LG 떠나 롯데행
어려움 겪는 팀의 '복덩이'…공수 걸쳐 만점 활약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4-05-03 05:00 송고
손호영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뒤 야구 인생의 꽃을 피우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손호영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뒤 야구 인생의 꽃을 피우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해외파 출신의 내야수 손호영(30)이 LG 트윈스를 떠나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지 한 달 만에 '복덩이'가 됐다.

LG에선 기본적으로 백업 내야수 역할이었고 부상까지 겹쳐 출전 기회가 적었지만 롯데 이적 후에는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치며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했다.
손호영은 2일 현재 2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99타수 31안타)에 3홈런 18타점 1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51을 기록하고 있다. 타격 능력은 팀에서 손꼽히는데 빅터 레이예스(0.339), 전준우(0.308)와 함께 3할대 타율을 치고 있다.

2020년 KBO리그에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100타석 이상을 채웠고 이미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 타점, 득점, 도루 등을 갈아치웠다. 홈런도 한 개만 더 치면 개인 최다 기록을 다시 쓴다. 

롯데는 손호영에게 기회의 땅이다. 꾸준하게 경기를 뛰며 주전 내야수로 자리를 잡았다. '오늘은 경기에 나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싹 사라졌다.
손호영은 "LG에 있을 때는 선발로 뛰든 교체로 뛰는 걱정이 많았다. 또 (보여준 거 없이) 2군으로 내려갈지 몰라 전전긍긍했다"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고 롯데에 왔다, 지금은 감독님께서 계속 믿고 출전 기회를 주신다. 매일 걱정 없이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고 밝혔다.

내야 수비도 확실히 나아졌다. 손호영은 "갑자기 수비에 눈을 뜬 건가"라며 농담한 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손호영(오른쪽)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뒤 야구 인생의 꽃을 피우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손호영(오른쪽)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뒤 야구 인생의 꽃을 피우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올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롯데는 내야가 불안 요소였다. 안치홍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고 한화 이글스로 떠나면서 내야의 무게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롯데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오선진과 최항을 영입했지만, 좀 더 기량이 뛰어난 내야수가 필요했다. 이에 시즌 개막 직후 유망한 투수 우강훈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손호영을 데려왔다.

지금까지는 성공적 영입이다. 손호영은 2루수, 3루수, 유격수 등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의 수비에 대해 "내야에선 가장 안정적"이라고 호평했다.

손호영 야구 인생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 LG 시절에도 기량이 부족한 건 아니었지만 같은 내야 포지션에 워낙 경쟁력 높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어 출전이 어려웠다. 기회가 찾아올 때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유리몸, 비눗방울 등 달갑지 않은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에 와서는 강철 같은 몸이 됐다.

부상이 많은 선수라는 이미지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손호영은 "열심히 하다가 다친 것인데, 부상 당하면 열심히 한 과정이 다 소용이 없다고 느껴져 속상했다"며 "이제는 그렇지 않아서 요즘은 야구장에 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 이런 행복감을 처음 느껴본다"고 말했다.

김민호 수비코치는 롯데 코칭스태프 중 손호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LG 1·2군에서 수비·작전코치를 맡으며 손호영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김 코치는 "우리 팀 내야 수비에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98~99점을 주고 싶다"고 말한 뒤 "손호영이 (지금처럼) 잘해줘야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내야의 핵으로, 공수에 걸쳐 맹활약하고 있는 손호영이 대견스러울 터다.

김민호 롯데 자이언츠 수비코치.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민호 롯데 자이언츠 수비코치.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 코치는 '성공'의 열매를 따려는 손호영에게 강한 동기부여도 심어주고 있다. 바로 성공의 잣대가 될 수 있는 연봉이다.

손호영은 미국에서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만 먹고 돌아왔다. LG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서 큰돈을 받지 못했다. 올 시즌 손호영의 연봉은 4500만 원으로, 리그 평균 연봉 1억5495만 원의 ⅓도 안 된다. 억대 연봉은 언감생심이었다.

김 코치는 손호영의 활약에 반색하면서도 안주하지 말라는 의미로 "잘해서 연봉 많이 받자"는 말을 툭툭 던진다. 이를 들은 손호영도 다시 힘내며 구슬땀을 흘린다.

손호영은 "혼자 들뜨면 안 되기 때문에 외부 평가에 대해 최대한 귀를 닫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늘 같은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뛸 것"이라며 "특별한 목표도 없다. 그저 매 경기 잘 치고 잘 잡고 잘 던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음을 다잡은 손호영이 지금처럼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김 코치의 말대로 다음 연봉 협상 테이블에선 훈풍이 불 듯하다.


rok1954@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