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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협심증 취약한 이유 알고보니…"남녀 미세혈관 기능차 때문"

박성미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 연구
"남성보다 혈류속도 느리고 점진적 변화해 협심증에 취약"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2024-01-02 16:09 송고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남성과 여성의 관상동맥 미세혈관에 기능 차이가 있어 여성이 협심증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 따르면 박성미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흉부 증상으로 외래에 내원한 환자 중 관상동맥 협착이 없는 202명을 연구해 이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심장을 둘러싼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협심증은 가슴 조임, 압박 등의 흉통을 동반한다. 흉통은 있으나 정작 심장의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협착이 없으면 상당수는 관상동맥에서 뻗어 나온 미세혈관 장애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관상동맥 미세혈관 장애 원인은 △미세혈관의 기능적·구조적 변화 △혈관 내피세포 기능 장애로 인한 확장 이상 △급성 혈관 수축 등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의 심장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아 한 번 박동할 때 전신으로 보내는 혈류량이 적다. 이에 여성의 경우 휴식할 때도 적절한 심박출량을 유지하기 위해 더 높은 좌심실 박출률(심장 박동 시 이동하는 혈액량의 비율)과 맥박수를 보인다.
여성의 협심증은 가슴 조임, 압박과 같은 통상적인 흉부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고 관상동맥 미세혈관 장애가 있으면 그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같은 성별 차이가 무엇에 기인하는지는 아직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었다.

이에 박성미 교수 연구팀은 성별 간 미세혈관 장애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관상동맥 협착이 없는 협심증 환자(여성 138명, 남성 64명)에게 관상동맥 확장 약물인 아데노신을 주입해 1분 단위로 심초음파로 관상동맥의 혈류 속도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이들의 약 40%는 미세혈관 기능장애가 있었고, 여성의 관상동맥 미세혈관 장애 유병률이 남성보다 약 4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데노신 주입 후 여성의 관상동맥 혈류 속도는 남성보다 느리고 점진적으로 증가한 반면, 남성은 급격히 늘었다. 혈관이 확장하면 혈류량이 증가하고 속도가 빨라진다. 이를 수치로 나타낸 관상동맥 혈류속도 예비능을 보면 남성은 1분마다 평균 2.44→2.63→2.68의 변화를 보인 반면, 여성은 2.09→2.39→2.45로 확인됐다 여성은 혈관 확장 부하를 받아도 남성보다 미세혈류 속도가 느리고 천천히 빨라진 것이다.

박 교수는 "여성이 산소 소비량과 좌심실 박출률이 더 높지만 관상동맥 미세혈류의 속도가 더 느리고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돼 남녀 간의 차이가 최초로 규명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관상동맥 미세혈류의 속도는 남성보다 여성이 허혈성 손상 및 협심증 증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근거"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심장학 임상연구'(Clinical Research in Cardiology)에 게재됐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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