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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국가대표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롤드컵 때 안 봐준다" [항저우AG]

[인터뷰] LoL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 및 코치진
"그동안 즐거웠다…다음에 만나면 가만 안 두겠다"

(항저우=뉴스1) 박소은 기자 | 2023-09-30 10:30 송고
29일 오후 중국 항저우 베이징위안 생태공원 내 e스포츠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경기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한민국과 대만의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건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우스(최우제), 카나비(서진혁), 쵸비(정지훈), 페이커(이상혁), 룰러(박재혁), 케리아(류민석). 2023.9.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9일 오후 중국 항저우 베이징위안 생태공원 내 e스포츠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경기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한민국과 대만의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건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우스(최우제), 카나비(서진혁), 쵸비(정지훈), 페이커(이상혁), 룰러(박재혁), 케리아(류민석). 2023.9.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국가대표팀이 웃으며 해산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위해 한 달 넘게 달려왔고, '금메달'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 남은 건 롤 리그에서 1년 중 가장 중요하다는 '롤드컵(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다.

대만과의 최종 결승전 이후 만난 선수들은 "그때 (상대팀으로) 만나면 최선을 다해 죽여버리겠다"고 말했다. 그간의 합숙으로 쌓인 돈독함이 느껴지는 경고였다.
아시안게임 이후 야인으로 돌아갈 김정균 감독과 이재민·이동하 전력분석관은 이제 손을 뗀다. 롤드컵 현장에 직접 찾아가긴 하겠지만, 맥주 한 잔 하면서 '강 건너 불구경'하겠다는 것.

29일 늦은 밤 경기 후 만난 롤 대표팀은 금메달 여운에 젖어 있었다. 그러면서도 11월로 예정된 롤드컵 질문이 나오자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원팀'으로 한 달 넘게 동고동락한 대표팀은 롤드컵에서 적으로 만날 예정이다. △T1의 페이커(이상혁·27), 케리아(류민석·20), 제우스(최우제·19)와 △젠지e스포츠의 쵸비(정지훈·22) △징동 인텔 e스포츠클럽의 룰러(박재혁·24), 카나비(서진혁·22)는 이미 롤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
질문에 가장 큰 소리로 웃은 김정균 감독은 "만나면 (관객 입장에선) 너무 재밌을 것 같다"며 "이제 내 일이 아니라 관심 없다. 캔맥주 하나 까면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선수들 사이에서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선수들 일부에겐 롤드컵 직관을 오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시안 게임 준비 과정에서 스크림(팀들 간 훈련을 위한 연습경기)을 도와주지 않은 일부 팀 소속 경기는 찾아가지 않겠다고 우스갯소리를 해서다.

한바탕 소란 후 선수들은 입을 모아 자신의 팀이 우승하겠다고 강조했다.

카나비(서진혁·22)는 "일단 오늘까진 다들 고생했다"며 "월즈(롤드컵)는 다른 대회니까 만나면 다 죽여버리겠다"고 말했다.

케리아도 "최선을 다해 집으로 돌려보내겠다"고, 쵸비도 "한국 가서 보자"고 전했다.

29일 오후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경기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한민국과 대만의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쵸비(정지훈)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우스(최우제), 카나비(서진혁), 쵸비(정지훈), 룰러(박재혁), 케리아(류민석).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날 대만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2 대 0으로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다중노출 촬영) 2023.9.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9일 오후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경기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한민국과 대만의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쵸비(정지훈)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우스(최우제), 카나비(서진혁), 쵸비(정지훈), 룰러(박재혁), 케리아(류민석).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날 대만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2 대 0으로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다중노출 촬영) 2023.9.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투닥거리지만 금메달이 맺어준 돈독함이 두드러졌다. 특히 페이커가 도핑 테스트를 마치고 등장하자 '대(大)상혁'이라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롤 대표팀 선수들은 페이커가 늘 완벽해 보이고 어려워 보였는데, 합숙을 하며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페이커 또한 동생들 덕에 든든했다고 전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페이커는 컨디션 난조로 예선 카자흐스탄전 한 경기만을 출전했다.

감사함을 표현 페이커는 그러면서도 솔로 랭크 점수(롤 게임 내 성적으로 선수의 실력을 보여주는 지표)를 올리기 위해 동생들이 아등바등 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는 게 즐거웠다고 말했다.

페이커는 "쵸비의 솔로 랭크를 옆에서 보는데, 계속 게임을 돌려 랭킹 1위를 찍더라.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며 "카나비는 반대로 계속 못 올라가고 마스터 티어에 머물러 있었는데 그것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번 연속 롤 대표팀에서 함께한 룰러에겐 악담을 아끼지 않았다.

페이커는 "룰러와 솔로 랭크 1000점 먼저 찍기 내기를 했는데,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니까 즐거웠다"고 말했다.

본인의 시작 점수가 더 낮았다며 투닥거리던 룰러도 "상혁이 형이 팀 운이 좋았다"고 마무리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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