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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페이' 가맹점 10만 확보…캄보디아 현지 누비는 'WOORI BANK'

[세계로 가는 K-금융]⑨캄보디아 '디지털 경제' 전환 정책 발맞춰 '디지털 금융'에 승부
디지털 선도 위해 앱도 현지공모…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도 총력

(프놈펜=뉴스1) 신병남 기자 | 2023-06-08 06:15 송고 | 2023-06-08 11:24 최종수정
편집자주 "'금융의 BTS'를 만들겠다." 새 정부의 당찬 포부에 발맞춰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진출'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세계 12위 수준인 한국의 경제규모에 비해 'K-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은 미미한 실정이지만 그만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금융의 '디지털화'는 'IT 강국'인 한국에 절호의 기회다. 동남아시아 등 신흥경제국가를 중심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K-금융'의 글로벌 성과를 조명해본다.
프놈펜 모니봉 거리에 위치한 캄보디아우리은행 본점. /뉴스1 ⓒ News1 신병남 기자
프놈펜 모니봉 거리에 위치한 캄보디아우리은행 본점. /뉴스1 ⓒ News1 신병남 기자

"캄보디아는 QR페이가 자리잡은 국가입니다. 현지 1위 상업은행인 ABA은행이 3년간 20만~25만 가맹점을 확보했는데, 저희는 출시 1년 만에 10만 가맹점을 확보했습니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금융회사 최초로 공모전을 통해 현지인들이 가장 원하는 형태로 구현하는 등 현지 맞춤화한 덕분입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약 1600달러 수준으로 아세안 10개국 중 가장 가난한 나라인 캄보디아. 그럼에도 59개의 국내외 상업은행을 비롯한 170여개의 금융사들이 경쟁하고 있다. 캄보디아 금융시장은 지난 2016년 이후 5년간 대출자산이 약 20% 성장했지만, 금융 침투율은 20%를 넘지 못할 정도로 성장 잠재성이 커서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치열한 경쟁의 승패는 '디지털'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철저한 현지 맞춤 서비스 설계는 기본인 데다 시장 선도를 위해 필요하다면 때때론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가르칠 수도 있다는 도발적인 발상을 하면서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올해 상업은행 출범 2년 차다. 지난 2014년 여신전문회사로 진출해 인수합병을 상업은행으로 거듭났다. 긴 시간 구축한 탄탄한 리테일(소매금융) 영업망을 바탕으로 이젠 디지털 전략에 집중해 리딩사를 향한 중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프놈펨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 캄보디아우리은행을 광고하는 간판이 보이고 있다./뉴스1 ⓒ News1 신병남 기자
 프놈펨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 캄보디아우리은행을 광고하는 간판이 보이고 있다./뉴스1 ⓒ News1 신병남 기자

◇ 캄보디아 2035년까지 디지털 경제 전환…170개 금융사 '소리없는 경쟁' 치열  
캄보디아우리은행이 상업은행 전환 초기부터 디지털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현지 정부가 디지털에 '진심'이기 때문. 캄보디아 정부는 '2021-2035 디지털정책 프레임워크'를 발표해 코로나19 이후는 디지털 경제·사회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지에 퍼진 QR페이도 정책의 일환이다.

이에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상업은행 자격을 얻은 직후인 지난해 2월 현지 KHQR페이를 '우리페이'(WOORI PAY)라는 이름으로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선보였다. 지속적인 가맹점 증가 노력으로 도입 약 1년 만에 10만 가맹점을 유치했다. 거래량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는 게 캄보디아우리은행의 설명이다.

페이를 통한 효과적인 현지 진출은 모바일뱅킹 역량 강화와도 맞닿았다. 상업은행 진출을 위해 사명을 바꾸면서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낮다는 문제에 직면했고 모바일 채널 개편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지난해 소비자 친화적 디자인을 마련하기 위해 공모전을 진행해 인터넷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고객들의 살아있는 반응을 끌어냈다. 현재는 약 30만명의 고객이 모바일뱅킹을 사용하고 있다.

김홍주 캄보디아우리은행 법인장은 "직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참여가 가능했다. 학생들도 좋다는 열린 방향으로 공모전을 진행해 현지에 맞는 세련된 UI·UX를 꾸릴 수 있었다"며 "모바일뱅킹 최종 디자인도 투표를 통해 진행했는데 고객 소통으로 계속 이슈를 만들 수 있었던 긍정적 시도였다"고 말했다.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시도 중이다. 디지털 결제를 확대하기 위해 현지 배달업계 선두주자인 'Nham24'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상업은행 진출로 기업금융, 외환송금 업무도 가능해지면서 관련 전략도 강화 중이다. 현재 기업고객 대상 인터넷뱅킹은 개발 중으로, 올해 안에는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디지털 결제를 지원하기 위한 신용카드 서비스를 도입하고 프놈펜 시내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120여대를 설치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구광희 캄보디아우리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직까지 현지인들이 여수신 중심의 단조로운 상품에 대한 이해가 있기에 다양한 상품에 대한 니즈는 적은 상황"이라면서도 "지난 2020년 ABA은행이 도전적으로 페이라는 체계를 도입했듯 저희도 시장에서 익숙하지 않은 상품을 도입 및 인식시켜 시장을 선도할만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놈펜 강변공원 광장에서 바라본 캄보디아우리은행 리버사이드 지점. /뉴스1 ⓒ News1 신병남 기자
프놈펜 강변공원 광장에서 바라본 캄보디아우리은행 리버사이드 지점. /뉴스1 ⓒ News1 신병남 기자

◇ 오프라인 광고판부터 인플루언서까지 적극 활용…'WOORI 알리기' 총력 

속도감있는 디지털 전략 추진은 캄보디아우리은행이 현지 내 '3대 디지털은행'으로, 종래엔 '리딩뱅크'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위해선 시일 내에 브랜드 인지도 제고가 중요하다고 보고 시장 장악력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프놈펜에서 가장 큰 LED 광고판에 상업은행 전환을 알리는 20초짜리 광고를 실었다. 프놈펜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 가장 많이 보이는 간판 또한 캄보디아우리은행이다. 현지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광고를 SNS에 노출하고, 신문광고 등도 이어졌다.

영업점을 대로변으로 옮겨 노출도를 높이는 재정비 작업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이 지난 2018년 인수한 '비전펀드캄보디아'의 기원이 NGO(비정부 기구)인 탓에 지점이 외곽지역에 있는 이유에서다.

프놈펜의 대표적 관광지인 강변공원 앞을 찾게 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상호가 캄보디아우리은행인 점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인근 톤레삽 강변의 리버사이드 지점인데, 상업은행 전환에 따라 진행한 지점 재단장 사업의 대표 지점이다. 

김 법인장은 "현지인들에게 외국계 은행에 대해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주요 요소 중 하나가 외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름을 알리고 신뢰하고 올 수 있는 그런 지점을 만들자고 해서 구상을 했다"라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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