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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전두환·노태우 다녀간 대구 요정 '춘앵각' 역사 속으로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2023-06-02 16:40 송고
박정희와 노태우를 비롯한 전직 대통령과 전국의 내노라하는 인사들이 드나들던 대구를 대표하는 고급 요정 '춘앵각'이 헐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갈무리)/뉴스1
박정희와 노태우를 비롯한 전직 대통령과 전국의 내노라하는 인사들이 드나들던 대구를 대표하는 고급 요정 '춘앵각'이 헐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갈무리)/뉴스1

박정희, 노태우 등 전직 대통령과 전국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드나들던 대구 대표 고급요정 '춘앵각'이 헐린다.

2일 대구지역 시민사회와 김태일 장안대 총장(전 영남대 교수) 등에 따르면 중구 상서동 옛 만경관극장 인근에 있는 요정 춘앵각이 올해 4월 한 영화관 운영업 법인에 매각돼 건물이 철거된 후 주차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춘앵각은 1970~1990년대 전성기를 누린 대구의 대표 요정이다.

1969년 옛 주인 나순경이 처음 문을 연 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이 가끔 찾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재계 인사들의 '밀담' 장소인 셈이다.

이곳을 거쳐간 기생만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룸살롱 문화가 확산될 때도 춘앵각은 명성을 유지했지만 결국 세월은 비껴갈 수 없었다.

2003년 경영난으로 잠시 폐업한 뒤 한정식 집으로 다시 문을 열었지만 활기는 과거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이 크게 위축돼 3년 전쯤 문을 닫아 방치되다 올해 4월 매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YMCA가 2년 전 부지를 사들여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대구의 상징 공간 중 하나였던 춘앵각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소식에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날 춘앵각이 헐린다는 소식을 SNS(사회관계서비스망)에 전한 김태일 총장은 "못내 아쉽다. 춘앵각은 사회사적으로 의미있는 장소"라며 "보존이 안되면 기록이라도 남기면 좋겠다"고 했다.

박정희와 노태우를 비롯한 전직 대통령과 전국의 내노라하는 인사들이 드나들던 대구를 대표하는 고급 요정 '춘앵각'이 헐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갈무리)/뉴스1
박정희와 노태우를 비롯한 전직 대통령과 전국의 내노라하는 인사들이 드나들던 대구를 대표하는 고급 요정 '춘앵각'이 헐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갈무리)/뉴스1

김 총장의 글에 대구의 한 전직 언론인은 "춘앵각이 서민의 애환을 대변하는 곳은 아니더라도 대구 문화의 한 단면뿐 아니라 정치사에서도 중요한 장소인 만큼 대구시나 공공재단에서 관여하길 기대한다. 안되면 관심 있는 부자라도 나서달라"는 댓글을 남겼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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