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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도, 팹리스도 못버텼다…실적 꺾인 TSMC '투자 속도조절'

대만 TSMC, 3월 매출 15% 감소…월 매출 하락은 4년 만에 처음
가오슝 공장 증설도 연기 검토…IT 기기 수요 부진 '직격탄'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2023-04-17 11:32 송고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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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지난달 실적이 4년 만에 꺾였다. 시설 투자와 공장 증설도 '속도조절'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 불황에 스마트폰·PC 등 주요 IT기기에 대한 '소비 절벽 현상'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TSMC의 지난달 매출은 1454억800만 대만달러(약 6조3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감소했다. TSMC의 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은 2019년 5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1분기 전체 매출은 5086억 대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했지만 시장 추정치(5255억 대만달러)를 밑돌았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반도체 산업 부진에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약 60%를 점유한 TSMC도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폰·PC 등 주요 IT기기에 대한 소비가 급격히 감소로 TSMC는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했다. TSMC는 애플 등 주요 PC 제조기업들에 반도체를 공급한다.

TSMC뿐 아니라 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1위인 미디어텍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0% 감소했다. 대만 2위 파운드리인 UMC 1분기 매출도 14.5% 감소했다.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TSMC를 중심으로 '설계-생산-후공정'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팹리스 기업들의 부진은 TSMC의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자 TSMC는 투자 속도 조절을 하거나 생산량 전면 재검토도 고심하고 있다. 대만 가오슝시 난쯔산업원구, 타이난시 남부과학단지 등의 신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6개월에서 1년 정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TSMC는 2024년까지 대만 가오슝시에 28나노 생산공장 건설과 대만 내 차세대 2나노 공정 신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늘려왔던 시설투자액도 줄였다. TSMC는 지난해(363억달러)보다 최대 11.8% 줄어든 320억~360억달러 수준의 올해 시설투자 목표액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 미·중 갈등 여파 등 녹록지 않은 대외환경이 탄탄하던 TSMC를 옥죄고 있다"며 "스마트폰·PC 서버 등 수요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다면 2분기 실적회복도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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