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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일주일 새 5개 도시 강행군…준비부터 예고된 난항

美 전훈, 추운 날씨에 고전…기체 결함 악재까지
한국 돌아와 이틀 훈련 뒤 다시 日 출국

(도쿄=뉴스1) 권혁준 기자 | 2023-03-11 11:09 송고
양의지와 박세웅(오른쪽)이 지난 1일 오전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의 합동 훈련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News1 김진환 기자
양의지와 박세웅(오른쪽)이 지난 1일 오전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의 합동 훈련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News1 김진환 기자

대회를 앞둔 일주일 동안 무려 5개 도시를 돌았다. 큰 대회를 준비하는 대표팀의 여정으로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 강행군이었다. 기본적인 기량이 부족했다고는 하나, 부진한 경기력의 원인 중 하나로 꼽기엔 충분해 보인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팀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놓였다.
첫 경기인 9일 호주전에서 7-8의 패배를 당하더니 10일 일본전에서는 전력의 큰 격차를 드러낸 끝에 4-13으로 대패했다. 2연패를 당하면서 조 2위까지 오를 수 있는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졌다.

기본 기량을 탓해야겠지만, 대회 준비가 쉽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대표팀은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고 담금질에 돌입했다. 추운 날씨를 피해 따뜻한 훈련지를 찾은 것이었고, 이 감독의 소속팀 KT 위즈가 이곳에 캠프를 차린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이 감독이 대표팀 감독이긴 하지만 새 시즌을 앞두고 소속팀 훈련 상황을 전혀 체크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각자 소속팀이 캠프를 차린 곳에서 훈련을 하던 대표팀 선수들은 이미 강행군을 치른 끝에 대표팀 캠프에 합류했다. 특히 미국이 아닌 지역에서 캠프를 진행하던 두산, 삼성, 롯데 소속 선수들은 서울로 왔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투손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미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훈련을 시작했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투손이 예년보다 추운 날씨를 보였기 때문이다. 눈, 비바람이 몰아치는가 하면 한파주의보까지 내려져 한겨울의 한국과 큰 차이가 없었다. 5차례 예정됐던 연습경기 중 2경기가 악천후로 취소됐다.

야구 대표팀 이용찬이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대표팀 전지훈련지에서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야구 대표팀 이용찬이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대표팀 전지훈련지에서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특히 투수들에게 추운 날씨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추운 날씨에서의 훈련은 부상 우려가 크기 때문에 투수들은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했다. 3차례 치러진 연습경기에서 상대팀에게 양해를 구하고 양쪽 팀에 모두 등판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야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지난달 28일 전지훈련을 마무리 한 뒤, 돌아오는 비행기에 기체 결함이 발견되면서 귀국이 지연됐다. 이강철 감독과 이정후 등은 투손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850㎞에 달하는 거리를 버스로 이동해야만 했다.

어렵사리 전지훈련을 마친 뒤에도 '강행군'은 계속됐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곧장 결전지 미국으로 갔어도 됐지만, 대표팀은 돔 적응 등을 이유로 귀국했다. 한국에서 머문 시간은 도착 당일을 포함해 3일, 훈련 기간은 이틀 뿐이었다.

이후 4일 일본 오사카로 다시 출국한 대표팀은 훈련과 공식 평가전 등을 치르며 3일을 머물렀다. 7일 최종 평가전을 마친 뒤 곧장 일본 도쿄로 이동해 대회를 준비했다.

일주일 사이 무려 5개 도시를 이동하는 강행군 속에 선수들은 피로를 호소했다. 대표팀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들도 "이렇게 힘든 일정은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치러진 실전에서 대표팀은 힘을 쓰지 못했다. 전지훈련에서 컨디션을 제대로 끌어올리지도 못했고, 오히려 강행군으로 힘만 뺀 꼴이었다. 한국의 1차전 상대였던 호주는 한국보다 열흘 전에 일본으로 이동해 현지 적응 훈련에 나섰고, 홈팀 일본은 일찌감치 미야자키에 캠프를 차렸다.

한국은 호주, 일본전 2경기를 치르며 무려 21점을 헌납했다. 투수들이 제구가 되지 않았고 평소보다 구속도 더 나오지 않았다. 평소의 기량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니 더 무기력하게 패할 수밖에 없었다.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4대13 대패를 당한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석에 인사 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2023.3.1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4대13 대패를 당한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석에 인사 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2023.3.1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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