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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오름 진지동굴 매입·보수 50억 썼는데…진입로 확보 못해 방치

유일한 진입로 '평화박물관' 부지 매입 사업자 변심에 불발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2023-02-04 09:30 송고
제주특별자치도와 문화재청이 2013년 가마오름 진지동굴을 매입하고도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해 수년간 방치되고 있다. 사진은 가마오름 진지동굴 입구(문화재청 제공)/뉴스1
제주특별자치도와 문화재청이 2013년 가마오름 진지동굴을 매입하고도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해 수년간 방치되고 있다. 사진은 가마오름 진지동굴 입구(문화재청 제공)/뉴스1

제주특별자치도가 27억원이 넘는 혈세를 투입, 제주시 한경면 가마오름 동굴진지를 매입했지만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4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제주시 한경면 소재 가마오름 일제 동굴진지는 태평양전쟁 막바지에 일본군 제58군 사령부 소속 111사단이 주둔했던 곳으로, 2006년 등록문화재(308호)로 지정됐다. 전체 동굴진지(7개) 2㎞다.
당초 가마오름 진지동굴은 사유지였다. 이모씨가 '제주전쟁역사박물관'이라는 명칭으로 입장료를 받고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가마오름 일제 동굴진지 일부구간을 개방했다.

그런 이모씨가 일본인과 가마오름을 포함해 평화박물관 매각을 위한 각서를 체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일제 침략의 현장을 일본에 매각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제기되자 제주도는 문화재청은 가마오름과 박물관 건물 매입을 추진했다.

제주도 등은 2013년 3월까지 2차에 걸쳐 국비 27억3600만원을 들여 가마오름 동굴진지와 인접토지 등 5필지 2만8416㎡, 박물관 소장자료 일부를 사들였다.
제주도는 또 가마오름 매입 직후 안전진단에서 D등급이 나오자 동굴을 폐쇄하고 2016~2019년 22억원을 들여 보수·보강공사를 진행했고, 2020년 정밀안전진단에서 관람이 가능한 'B'등급을 받았다.

가마오름 진지동굴 내부 (문화재청 제공) /뉴스1
가마오름 진지동굴 내부 (문화재청 제공) /뉴스1

그런데도 제주도는 가마오름 진지동굴을 개방하지 못하고 있다. 가마오름 진지동굴로 갈 수 있는 유일한 진입로인 박물관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가마오름 진지동굴 매입 이후 지방비 22억4800만원을 들여 박물관 건물 6채(총면적 2111㎡)와 부지 9914㎡를 사들일 계획이었지만 당시 소유자였던 이씨가 '합의'를 파기하고 매매의사를 철회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가마오름 일제동굴진지 관람 편의를 위해 동굴 진지 운영은 제주도가, 박물관은 기존대로 평화박물관측이 운영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지만, 이 협약도 2019년 종료됐다.

특히 이씨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은 ㈜제주평화박물관측이 2020년 '경영난'을 이유로 건물과 부지를 매입해 달라고 제주도에 요청했지만, 이 마저도 박물관측이 입장을 바꾸면서 불발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박물관측이 건물과 부지 매매를 거부하면서 가마오름 동굴진지를 개방하지 못하고 있다"며 "박물관 부지 이외 (가마오름 동굴진지까지 갈 수 있는) 별도 진입로를 개설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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