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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는 '검은비' 강제 철거와 이전 통지 철회하라"

상무관 검은비 존치 위한 예술시민모임 성명 발표
"강제 철거 시 국내외 공론화 후 법적 투쟁할 것"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2022-11-24 13:29 송고
광주 동구 상무관 내부에 설치된 정영창 작가의 '검은 비' 작품.© News1DB
광주 동구 상무관 내부에 설치된 정영창 작가의 '검은 비' 작품.© News1DB

예술단체가 논란에 휩싸인 상무관 전시 작품 '검은비(飛)'에 대해 강제 철거할 경우 법적 투쟁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검은비 존치를 위한 예술시민모임은 24일 "광주시의 검은비 철거 통지는 추모의 상징인 이 작품을 사랑하는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의 의견과 마음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작품은 38년간 방치됐던 상무관에 안치된 최초의 추모비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갖는다"며 "광주시는 상무관의 역사적 장소성을 환기시키고 매장되었던 기억을 추모로 촉발시킨 역사적 의미를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무관 복원에 협력하고 작품을 벽면으로 이동 배치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제안했지만 시는 의견을 외면하는 독단적인 행동을 했다"고 규탄했다.

또 "검은비가 철거되지 않으면 이번 복원 사업에 지장이 있다는 광주시의 주장은 이제까지 복원계획이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합리적이지도 않고 납득하기도 어렵다"며 "철거 요구를 하기 전에 복원 계획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은비의 철수는 곧 5·18정신의 철수"라며 "정영창 화백은 강제 철거를 막기 위해 자신의 남은 삶을 불태우겠다고 선언했다. 강제 철거할 경우 국내외 공론화는 물론이고 법적 투쟁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검은비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총칼에 희생된 시민들의 시신을 안치했던 상무관에 설치된 대형 추상작품이다.

정영창 작가가 5·18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아 2018년 상무관에서 열린 특별전을 위해 제작했다.

가로 8.5m 세로 2.5m 크기로 100㎏이 넘는 쌀알을 검은 색으로 물들여 일일이 캔버스 위에 붙였다. 작가는 2000년부터 8년에 걸쳐 완성했으며 5·18 40주년을 맞아 광주시에 기증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광주시와 5월단체가 상무관 원형복원을 위해 이전 철거를 요청하면서 이전이냐, 존치냐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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