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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스파르타? 사실 내가 제일 힘들다, 1대30이니…선수들 돈벌게 해 줘야"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022-11-12 08:51 송고 | 2022-11-13 10:02 최종수정
김성근 감독이 지난 2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 © News1 이승배 기자
김성근 감독이 지난 2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 © News1 이승배 기자

야구 하나만을 보고 살아온 '야신' 김성근(80) 감독은 "감독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시즌 후 선수들에게 돈을 많이 받게 해 주는 것"이라는 지도철학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선수들을 혹독하게 담금질했으며 선수 자신도 '자기만의 한계'를 뛰어 넘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69년 마산상고(현 마산 용마고) 감독을 시작으로 지난달 16일 그만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고문까지 53년의 지도자 생활을 마감하고 JTBC 예능 '최강 야구' 감독이라는 다른 길을 택한 김 감독은 "(소프트뱅크 구단) 왕회장에게 그만두겠다고 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JTBC PD가 후쿠오카까지 날아왔지만 그때는 사양했다"고 밝혔다.

사양한 까닭에 대해 김 감독은 "프로무대를 그만둔 (선수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기에) 체력도 모자라 대강대강 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야구선수라면 쉬는 것도 대충 쉬면 안 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그였기에 그런 팀은 맡고 싶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생각을 바꾼 계기에 대해 "11월 1일 귀국해 집에 와서 VTR을 보니까 아니더라. 어마어마하게 진지하더라. 이건 재미있겠구나 싶었다"며 "저도 '지도자 은퇴'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건 아니다. 애들하고 같이 놀자, 그래서 해보자 싶은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1959년 재일동포 고교선발로 처음 한국에 왔고 1960년 동아대 선수로 뛰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야구에 발을 디뎠던 김 감독은 "1964년 11월 영구 귀국을 위해 오사카에서 김포공항으로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울며 '절대 후회하지 말자' '대한민국 최고가 되자'고 결심했다"며 "그 의식밖에 없었다. 그래서 바깥에서 볼 때는 굉장히 사교성이 없어 보였을 것"이라고 했다.

야구 하나만을 보고 왔기에 "지도자가 되니 선수의 미래라는 것이 제일 먼저 가슴에 와닿았다. 어떻게 보면 우리 집 아이들보다 선수들이 더 가까웠다"며 "우리 집 아이들이 3명 있는데 입학식 졸업식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도자에게 제일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일본 감독들한테 '감독이 제일 먼저 해야 되는 문제는 뭐냐? 선수들 돈 받게 해주라. 시즌 끝날 때 돈 벌게 해 주는 것이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되는 일이다'라는 말을 해 줬다"며 이는 감독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무조건 결과를 얻어야 되고 그 결과를 선수한테 줘야 되고 그 결과로 선수들이 행복해야 된다는 것이 항상 머릿속에 있었다"며 "김성근하면 연습 많이 시킨다 소문나 있지만 (연습은) 현재는 안 보이지만 인간이 갖고 있는 잠재능력을 어떻게 계발하느냐 것으로 한계에 도전해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기 위해 맹훈련을 시켰다고 했다.

이어 "바깥에서 볼 때는 어마어마한 스파르타지만 나는 스파르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내가 제일 피곤하다. (선수는) 1대 1이지만 나는 1대 20, 30을 상대해야 되기 때문이다"라며 자신이 30명을 상대해 온 만큼 선수들이 결코 소화해 내지 못할 운동량을 부여한 건 아니라고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5년 만에 처음 한국 프로야구를 봤다는 김 감독은 "보통 오랜만에 보면 좋은 점, 나쁜 점이 보이는데 나쁜 점만 보이더라"며 "똑같은 타자한테 똑같은 데서 얻어맞더라. 왜 맞았을까 이것이 완전히 결여돼 있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또 "요즘 젊은 친구(선수)들이 '나 안 된다'며 포기가 빠르다. 또 옆에선 '얘는 안 된다'고 판정도 빠르다"라며 "(선수는) 어떻게든 살려고 그래야 되고, (지도자는) 살려야 된다. 이 과정이 어마어마하게 힘들지만 여기 오려면 이 과정이 필요하구나라는 이 의식이 지금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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