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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DB생명, 줄줄이 상환 연기…보험사 조달 부담 더 커지나

고금리·건전성 리스크에 내년으로 상환 미뤄
이례적 콜옵션 포기…자금조달 리스크 커질라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2022-11-04 05:30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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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에 이어 DB생명까지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연기하면서 '다음 상환 타자'인 보험사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러 악재가 겹치며 나온 이례적 결정이라며 불필요한 불안감이 퍼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지만, 시장 경색이 악화하며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흥국생명보험이 이달 9일 예정됐던 5억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을 행사하지 않은 데 이어, DB생명까지 13일 예정됐던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일을 내년 5월로 연기했다.
조기 상환 콜옵션이 포함된 신종자본증권은 상환 의무는 없지만 시장에선 사실상 '5년물'로 취급된다. 첫 콜 행사일이 도래하는 시점인 5년에 빌린 돈을 조기 상환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회사 모두 시장상황상 '상환 연기'가 실리에 맞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던 2017년보다 금리가 크게 뛰었고,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 시장이 얼어붙어 무리하게 조달하느니 상환을 미루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흥국생명의 경우 콜을 미루면서 기존 4.475%에서 2.472%의 금리가 추가로 붙게 됐지만, 10%대의 금리로 새 증권을 발행하는 것보다는 부담을 덜게 된다.

건전성 지표도 무시할 수 없다. 저금리로 빌린 돈을 고금리로 갚게 되면 현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내년부터는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건전성 관리에 여력이 생기는 만큼 상환을 미루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사의 이례적인 선택에 시장에는 불안감이 깔린 분위기다. 잇따른 콜옵션 포기로 시장의 신뢰가 깎여, 향후 신종자본증권을 새로 조달할 때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하거나 조달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4월과 5월에 외화 신종자본증권 첫 콜 행사일이 도래하는 한화생명과 KDB생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갑작스레 주목을 받게 된 이들 보험사는 시장의 우려가 불필요하게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상환일까지 시간이 남은 데다, 회사마다 자본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반화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흥국생명과 DB생명도 여력이 없다기보다는 "최악의 시간을 피하자"는 의미에서 상환을 미룬 것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자는 시각도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힌 바와 같이, 2018년 4월에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 10억불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내년 4월 계획대로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DB생명 관계자도 "내년 5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주주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콜옵션 행사에 관한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h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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