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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빛으로 독성 조절해 암세포만 잡는 기술 개발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2022-09-15 15:47 송고
UNIST 권태혁 교수(오른쪽부터), 이채규 연구원, 이채헌 연구원. (UNIST 제공)
UNIST 권태혁 교수(오른쪽부터), 이채규 연구원, 이채헌 연구원. (UNIST 제공)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권태혁 화학과 교수팀이 정상세포 환경에선 안전하게 항암제를 보관하고, 빛이 쬐어진 암세포 환경에서만 항암제를 방출하는 '나노젤 광감각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광역동 치료는 빛에 반응해 활성산소(독성)를 만드는 '광감각제'로 암세포를 사멸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광감각제가 활성산소를 더 많이 만들게 하려고 중금속을 연결하는 방법이 많이 쓰이는데, 이 경우 체내 부작용이 야기된다. 중금속과 연결된 광감각제의 자체 독성이 혈액 순환 중에 정상세포의 기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에 잘 녹으면서 생체에도 적합한 '고분자 기반 나노젤'로 광감각제를 감싸는 방법을 선택했다.

나노젤은 정상적인 환경에서 광감각제를 보호해 체내 독성을 줄이고 치료가 필요한 암세포에 빛을 쪼이면 활성화돼 독성을 높였다.
제1저자인 이채규 UNIST 화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빛을 이용해 종양 등 원하는 부위에서만 광감각제의 독성이 보이는 것은 산화-환원 반응의 가역성과 나노젤의 소수성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정밀하게 조절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젤 물질은 소수성 방향족 고리와 친수성 고분자 구조로 이뤄지는데, 소수성 고리 개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광감각제를 안정적으로 담는다. 또 이 물질은 빛을 주지 않으면 정상세포와 암세포 환경에서 24시간 동안 모양과 크기를 유지했다.

모양을 잘 유지하던 나노젤은 암세포에서 빛을 받으면 작동을 시작한다. 빛을 받은 광감각제가 활성산소를 과량 생성하고 이 영향으로 나노젤 속 티올기가 슬폰산기로 바뀌는 것이다.

슬폰산기는 음전하를 띠어 서로 밀어내다가 나노젤을 분해해버린다. 이때 독성을 가진 광감각제가 방출돼 암세포를 공격하는 원리다.

나노젤(P-IrNG) 광감각제 시스템의 모식도. (UNIST 제공)
나노젤(P-IrNG) 광감각제 시스템의 모식도. (UNIST 제공)

권 교수는 "광감각제를 담은 나노젤의 분해를 빛과 암세포 내 환경을 이용해 시공간적(spatiotemporal)으로 제어했다"며 "광감각제가 암만 골라 공격하도록 선택성을 높임으로써 암 환자의 치료 부작용을 줄이는 중요한 분자공학적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권위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9월 12일자 온라인으로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TIPS, 국립암센터, 울산과학기술원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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