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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금리 5% 돌파…카드론 이자도 더 오른다

12년6개월만에 최고…카드업계 조달비용 증가로 금리인상 불가피
부실 우려에 고신용자 대출 집중…서민 급전 창구 더 좁아져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2022-09-04 07:05 송고 | 2022-09-04 20:39 최종수정
서울 중구 명동 상가에 '임대' 문구가 붙어 있다. 2022.7.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 중구 명동 상가에 '임대' 문구가 붙어 있다. 2022.7.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신용카드사,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의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12년 만에 연 5%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 1일 기준 연 5.047%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3월2일(5.11%) 이후 12년6개월 만에 가장 높다. 연초 연 2.462%와 비교하면 금리는 두 배 이상 뛰었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최근 4% 중반까지 올랐던 여전채 금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잭슨홀 회의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 관련 발언을 하면서 다시 뛰었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금리 인상을 먼저 종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대출 영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면 그만큼 고객에게 제공하는 대출 금리도 올라가는 구조다.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 조달한 재원이 있어 높아진 시장금리는 바로 카드론에 적용되지 않고 보통 3개월 정도 시간에 걸쳐 금리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카드론 금리가 올라가면 그만큼 카드사가 취급할 수 있는 금리대가 줄어들기 때문에 대출영업이 위축될 수 있다. 카드사들은 장기CP 발행 등 자금 조달 방법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계속된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불어나는 조달 비용을 방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실제 조달 비용 인상에 대한 부담은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인 조정금리(우대금리+특별할인금리) 변화로도 나타나고 있다.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가 카드론에 적용하는 조정금리는 지난 4월 1.87%포인트(p)에서 5월 1.74%p로 떨어졌다. 감소세는 이어져 6월 조정금리 평균은 1.71%p, 7월엔 1.66%p까지 감소했다.조정금리가 떨어진 만큼 카드론 금리는 올라간다. 

카드사들이 조달 비용 증가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고신용자 대출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카드론 대출 문턱도 더 높아지고 있다. 서민들이 제도권 내에서 급전을 빌릴 수 있는 창구 자체가 닫히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론 이용현황을 보면 신용점수 900점 이상 고신용 차주에 해당하는 대출 금리 연 10% 미만 구간 비율은 올 1월 11.37%에서 5.62%p 올라 지난달 16.9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출 금리 연 18% 이상 저신용 차주 비율은 22.13%에서 17.65%로 4.48%p 줄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별 신용평가 시스템 개선으로 우량 고객 중심으로 대출 대상이 재편됐다"면서도 "여전채 금리 인상이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추세"고 설명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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