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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점검]'온라인' 보은대추축제 결정에 찬반양론 왜?

"'대추 없는 축제' 명성 훼손 우려" vs "민생경제 회복 차원 대면 개최"

(보은=뉴스1) 장인수 기자 | 2022-08-29 10:49 송고 | 2022-08-29 11:00 최종수정
코로나19 발생 이전 보은대추축제 판매장 모습. (보은군 제공)/ 뉴스1 
코로나19 발생 이전 보은대추축제 판매장 모습. (보은군 제공)/ 뉴스1 

충북 보은군대추축제추진위원회가 오는 10월 열리는 보은대추축제를 온라인으로 열기로 최종 결정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대추 흉년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보은지역 농가 한쪽에선 온라인축제 개최 결정에 반발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대추 최악의 흉년…축제추진위 '온라인' 결정

보은군은 지난 16일 2차 보은군대추축제추진위원회(추진위)를 갖고 다음 달 14일부터 10일간 온라인축제을 열기로 결정했다. 애초 계획했던 현장 축제는 하지 않기로 했다. 
추진위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에다 이상고온 등으로 올해 대추농사가 엉망이 됐기 때문이다.

군은 올해 대추 수확량은 지난해의 46%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농가들은 수확량이 적어 단골손님들에게 판매할 대추도 부족하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이렇다보니 축제장에 나와 대추를 판매할 농가도 많지 않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축제기간 790여 농가가 현장판매에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현장판매 의사를 밝힌 농가가 260곳에 불과하다.

군 관계자는 "6월초 고온 열대야가 발생하고 이어 비가 많이 오면서 고온다습한 날이 계속돼 대추 작황이 최악인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량이 적어 온라인판매 등으로 대추를 모두 팔 수 있는데 코로나19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현장축제를 열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라며 "지난 2년 동안 성공적인 온라인축제를 개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축제를 알차게 준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열린 2차 보은군대추축제추진위원회 회의 모습.(보은군 제공)/뉴스1
지난 16일 열린 2차 보은군대추축제추진위원회 회의 모습.(보은군 제공)/뉴스1

◇"대추축제 기간 대추만 팔았냐"…대면 축제 진행 촉구

일부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보은대추의 작황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나 대추농사를 잘 지어놓고도 판매처가 마땅찮아 건대추로 팔아야 했던 대추농가들은 기회라고 얘기한다.

농사를 잘 짓는 농가의 대부분은 비가림시설에서 농사를 지어 대추축제가 아니어도 각지에 주문 판매를 해왔기 때문에 생산량 부족으로 대추축제마저 하지 못 할 정도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오프라인으로 개최하던 코로나19 사태 이전 축제 때만큼은 아니어도 의지만 있다면 현장 축제로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얘기다.

2007년 1회 보은대추축제가 열리면서 현재까지 보은대추축제에서 대추만 팔았냐는 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이전 대면 보은대추축제 때에는 대추를 제외한 사과, 배, 버섯, 인삼, 고구마, 한우, 기타 농산물 등의 판매도 전체농산물 판매액의 32%를 웃돌았다고 주장한다.

보은군의회에서도 대추축제가 민생경제 회복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현장 축제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도화 의원은 371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8년과 2019년 축제 판매액은 각 95억원, 98억원에 달했으나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 46억원, 76억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은대추의 명성을 지역농산물 판매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대추축제를 현장축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추 제외한 지역 농특산물 판매 방안 마련해야"

대추없는 현장 대추축제는 보은을 찾는 관광객들로부터 되레 이미지 실추를 일으킬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입장이 중론이다.

과거 타 지자체에서 연 고추축제에서 고추를 구하기 위해 외지인이 몰려들러 성황을 이뤘지만 흥겨웠던 축제 분위기는 행사 30분 만에 난장판으로 변한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준비된 물량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많은 방문객들이 빈손으로 되돌아갔고, 이 과정에서 거친 말다툼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온라인 대추축제를 진행하면서 지역 농특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방안 찾기에 나서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가을마다 열리는 속리산 등반축제, 전국 단위 스포츠 행사, 말티재 국화 동산 조성 및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결초보은 농특산물을 홍보·판매한다면 대추 없는 현장 축제를 무리하게 열지 않고도 지역 농특산물의 판로는 확대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라며 "온라인 대추축제와 병행한 지역 농특산물 판매장 운영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jis49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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