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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 이창용 "한·미 금리역전 유연하게 대응…쏠림현상에는 개입"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 질의응답
"'빅스텝'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할 수 없어…경기, 가계이자부담 종합적 고려"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2022-06-21 11:41 송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이 총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이 총재는 "현재와 같이 물가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물가 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공동취재) 2022.6.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7월이면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시장 우려에 대해 "내외 금리차가 생기면 다른 주요국도 미국과 차이가 생기는지, 환율과 자본유출에 어떤 영향 주는지를 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에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면 개입할 이유가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금리차 자체에 매달리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총재는 "환율은 미국을 보고 결정해야 하며, 금리와 환율의 관계, 성장과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조합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중요하다"며 "어느 한 변수만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원유, 곡물 등을 중심으로 해외 공급요인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상반기보다 오름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수준인 4.7%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지난 금통위 이후 유가 상승과 국내 전파 속도를 볼 때 6~7월에는 5월 물가 상승률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6%를 넘어가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그 자료는 7월 초에 새 물가 자료가 나올 때 확실한 견해를 가질 수 있어서 6% 넘을지 안넘을지는 이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올리는 '빅스텝'과 관련해선 "6%가 넘으면 빅스텝을 할 것인가는,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물가가 오르고 경기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가계이자 부담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금통위원과 상의해서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포워드 가이던스'가 중요하지만, 어떤 숫자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다고 말씀드리기 보다는, 여러가지 고려 사항이 있지만 지금처럼 물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이 추세가 어느정도 진정될 때까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포워드 가이던스"라며 "다만 양과 속도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보고 금통위원들과 적절히 판단해서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내외 금리차 따른 원화 약세 우려가 있었다. 물가 안정을 위해서 내외 금리차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나. 과거처럼 75~100bp 정도 역전되는 정도라고 보면 될까.
▶금리차 자체가 미치는 영향은 그때그때 경제상황 따라서 다르다. 과거 사례는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할 때 금리차다. 지금은 미국이 통화정책 긴축으로 돌아가면서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따라가는 상황이라 과거와 지금이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75~100bp가 과거 숫자라고 해서 여기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미국 금리 오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금리차 커지면 환율이나 자본유출에 문제 발생할 수 있다. 내외 금리차 어떤 수준으로 방어해야 한다는 이론은 없으며, 내외 금리차가 생기면 다른 주요국도 미국과 차이가 생기는지, 환율과 자본유출에 어떤 영향 주는지를 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충격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월 전 물가상승률이 8.3%가 되면 파월 의장이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이룰 것이라고 하다가 8.6%로 오르면서 미국 금리가 더 올라갈 수 있게 됐고 국제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줬다. 새로운 정보가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영향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금리차 자체에 매달리는 상황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시장에서 보는 연말 기준금리 전망이 2.75~3.00%로 상향 조정됐는데 합리적이라고 보나.
▶지난번에는 2.5%가 합리적이냐고 하고, 지난번 부총재에게는 2.75%가 합리적이냐고 했다. 오늘은 3%를 물어봤다. 어떤 방향인지 알고 싶어하는 것 같다. 지난 5월 금통위 발표 이후 새로운 정보는 FOMC 결정이 새로운 정보다. 유가가 지난번보다 높아진 것이 새로운 정보다. 국내 상황은 제 생각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해외 요인의 변화가 국제 금융시장이나 유가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는 불완전한 상황이다. 유가도 FOMC 이후 변동하고 있다. 제가 이해하는 상황은 FOMC 결정 이후 시장이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금리 오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씀드리거나, 물가 5% 중반이나 6% 넘을지에 대해서 지금 예단하긴 어렵다. 금통위까지 3주 시간이 있어서 그 새 새로운 정보를 보고 이를 결정해야 한다.

-6월 물가가 5%대 후반에서 6%대로 오르면 7월 '빅스텝' 가능성이 있다고 봐아하나.
▶6%가 넘으면 빅스텝을 할 것인가는,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물가 오르고 경기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가계이자 부담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금통위원과 상의해서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포워드 가이던스'가 중요하지만, 어떤 숫자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다고 말씀드리기 보다는, 여러가지 고려 사항이 있지만 지금처럼 물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이 추세가 어느정도 진정될 때까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포워드 가이던스다. 다만 양과 속도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보고 금통위원들과 적절히 판단해서 결정하겠다.

-중립금리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야 물가가 꺾인다고 보나.
▶중립금리 자체가 애매하긴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우리 중립금리가 아래에 있기 때문에 거기까지 가고, 그 이후에는 변수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물가가 어떻게 될지는, 지난번 우리 가정은 2~3분기에 정점 찍고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도 그렇게 예상했는데 이번에 8.6%가 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고, 유가도 120달러선까지 올랐다가 변동하고 있다. 물가 측면에서는 더 지속될 가능성으로 충격이 온 것이 사실이다.

아직 선물 시장 가격을 보면 높은 수준이지만, 미래 선물 가격을 보면 3분기 정점을 이룰 것이라는 게 시장의 견해다. 반드시 이렇게 될 것이냐는 예측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태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3분기면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이루지 않을까 하는 것이 시장 견해지만 전쟁 등 불확실성은 아직 큰 상태다.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내년 중립금리 이상의 금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여전히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린다는 판단은 하지 않고 있나.
▶중립금리까지 간다는 것은 그 후를 예단하는 게 아니다. 그 상황에서 환율과 경기를 보고 추가적으로 어떻게 할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몇 개월 뒤까지 다 하기에는 숫자를 말씀드리기 어렵고, 포워드 가이던스가 있다고 하더라도 숫자를 말씀드리는 포워드 가이던스도 있지만, 물가 확산세가 지속될 때는 추세 전환이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까지 간 이후에 그 후를 고려하겠다는 것도 충분한 포워드 가이던스다.

-외환시장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환율이 어느 정도가 되어야 바람직한지는 이론도 없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우리나라만 따로 움직이는지, 다른 국가의 화폐와 같이 움직이는지 보고 우리나라 쏠림 현상 일어난다면 개입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환율은 미국을 보고 결정해야 하며, 금리와 환율의 관계, 성장과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조합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중요하다. 어느 한 변수만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

-스태그플레이션 시사하나.
▶스태그 플레이션은 경기침체와 함께 물가 오르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있다, 없다 단순하게 말씀드리기 보다는, 지난 5월 금통위 상황보다 물가는 오르는 위험이 높아졌고, 성장률은 미국이 금리를 빨리 올리면서 미국 경기가 빠르게 나빠질 가능성이 커졌고 중국도 우리 생각보다 나빠졌다. 경기는 하방 위험, 인플레는 상방 위험이 커졌다. 현 상태에서 보면 잠재성장률 2%보다는 올해 성장률 2% 이상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상황이다.

-6월 물가상승률을 6% 내외로 예상하는지 궁금하다.
▶지난 금통위 이후 유가 상승과 국내 전파 속도를 볼 때 6~7월에는 5월 물가 상승률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6%를 넘어가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그 자료는 7월 초에 새 물가 자료가 나올 때 확실한 견해를 가질 수 있어서 6% 넘을지 안넘을지는 이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 5월 생각했던 물가상승률보다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립금리 얘기가 나왔는데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중립금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어떻느냐는 건의도 나온다. 중립금리 공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중립금리는 수치와 범위가 넓다. 한은과 학계 자료를 보면 이미 여러 문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은이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것은 범위가 넓고, 숫자가 발표되면 여기로만 간다고 잘못된 생각을 가질 수 있어서 발표하지 않는 것이다. 중립금리는 하나의 지표인데 장기 인플레이션을 기본적으로 전제한다.

장기적으로 수렴해가기 때문에 어느 속도로 수렴하느냐도 있다. 통화정책하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어서 적절히 사용하는데, 경제 전문가가 아닌 분들에게 중립금리를 알리면 당장 다음달에 여기로 가야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 학계나 한은 직원이 개인적으로 발표하는 연구 논문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사하더라도 직접적인 통화정책 지표로 발표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 초래할 수 있어서 시급하게 해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추경호 부총리가 경제 상황을 두고 '복합위기'라고 말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추 부총리가 복합위기라고 말한 것은 잘 이해하고 있다. 국내 요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돼 있다. 물가가 오르면서 추가적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 경기 침체 위험이 같이 커지고 있고, 변동금리부 채권과 부채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물가를 제어하기 위해 금리가 오를 때 이자 지급 부담이 커져서 취약계층이라든가 소득 불평등도 같이 발생할 수 있고, 그것 자체가 장기적으로 계속되면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크니깐, 당장 위기가 온다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안정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측면을 같이 봐야 한다는 측면에서 유가와 같은 해외 요인, 그리고 수출, 경기, 환율, 자본유출, 취약계층 부담이 모두 복합됐다는 의미에서 '복합위기'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지금 저희가 하는 정책이 이걸 하면 성장을 잡을 수 있냐, 이걸 하면 물가를 잡을 수 있느냐는 어느 측면을 강조하느냐에 따라서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여러 논란이 발표되고 있는데 이러할 때 정책 담당자로서 기재부와 금융위, 금감원과 모여서 어떻게 하는 조합이 가장 바람직한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그 자체가 위기 성격이 복합적이라서 한은이 금리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고, 기재부가 재정정책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고, 금융위가 금융감독 하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합위기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에서는 정책 조합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으로 추 부총리가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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