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6.2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이재명 전 대표 단독 출마 시 적용될 경선 룰 결정을 유보하고, 차기 지도부 선출 방식만 확정했다.
아직 후보 등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준위가 이 전 대표의 단독 출마를 가정한 채 룰을 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전준위의 설명이다. 당 안팎에선 전당대회 흥행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재명 일극체제' 비판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전준위는 전날 국회에서 제2차 비공개 회의를 진행하고 차기 당대표 선출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19.1대1로 정했다. 민주당은 8.18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당 지도부를 포함한 중앙위원의 표심을 줄이고 당원 표심 비중을 확대키로 했다.
다만 민주당 전준위는 이 전 대표의 단독 출마 규정과 관련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이 선뜻 출마 의향을 밝히지 못하는 분위기에 중앙당이 힘을 보태는 모습이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을호 전준위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당대표 후보 등록 현황을 보고 상황에 맞춰서 논의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정 대변인은 "지금 (단독 후보 경선 룰) 논의하면 어느 한 분의 등록을 정하고 하는 거라 부담스럽다"며 "다른 분들도 출마 의향이 있을 수 있는데 중앙당에서 먼저 단독을 설정하고 변경하는 게 국민과 언론에 비치면 혹여라도 다른 후보 부담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현재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 출마 선언을 밝힌 후보들은 친명 일색이다. 여기에 더해 당 대표 선거에서도 이 전 대표의 독주 모습이 굳어진다면 '이재명당' 낙인이 불가피하다.
'어대명'으로 결말이 뻔한 전당대회가 될 경우 향후 지지율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고심이 깊다. 존재감이 큰 4명의 후보가 나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컨벤션 효과' 기대감이 높아지는 여당과의 대비도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당 안팎의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이미 민주당은 '당권 대권 분리' 당헌·당규 개정 강행 과정에서도 '이재명 사당화'라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김대중지방자치학교 개교식 행사 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를 추대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이 전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에 당내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도 지난 26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연임하는 것이 대권 가도에 도움이 되느냐는 측면에서 우려되는 것이 있다"며 "중도층에서 '이거 좀 욕심이 과도한 거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준위는 '이재명 대항마'를 기다리고 있지만 '들러리' '불쏘시개' 역할에 그칠 것으로 우려되는 현 상황에서 추가 출마자 전망은 비관적이다.
5선의 이인영 의원의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본인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관 전 의원도 여지는 열어뒀지만 출마 가능성이 높진 않다는 관측이다. 이재명 일극체제에 따른 중도층 반감 완화가 민주당의 어려운 숙제로 다가오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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