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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이 26일 오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2024.6.2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배신의 정치는 성공 못 한다"고 밝혔다. 당권 경쟁자인 한동훈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원 후보는 이날 보도된 조선·중앙·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에 날을 세웠다. 원 후보는 "저는 대선 경선 때까지 윤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는 경쟁자였다가 윤석열 정부의 공동 창업자가 됐다"며 "(대통령) 인기가 떨어진다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배신의 정치, 계산의 정치가 모두를 불행하게 한다"고도 말했다.원 후보는 '한 후보가 배신의 정치를 한다는 뜻이냐'는 물음에는 "한 후보가 그런 인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주변에서 '대통령과 차별화를 해야 인기가 올라간다. 지금 당대표가 돼 당을 접수해야 한다'는 식으로 부추기는 사람들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차별화와 배신은 종이 한 장 차이"라며 "우리 당의 인기 유망주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분들과 (한 후보가) 관계를 끊어야 된다"고 꼬집었다.
이른바 윤한 갈등에 대해선 "적어도 당 대표를 맡겠다면 1호 당원이자 국정에 가장 큰 권한과 책임이 있는 대통령과의 갈등을 풀고 나왔어야 했다"며 "인간관계와 정치의 기본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 후보는 국민이 가장 걱정하는 당정 갈등 해소 노력을 하나도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원 후보는 또 "한 후보가 (총선 직후 식사 회동에서) 내게 분명히 '출마 안 한다'고 했다. 나도 안 나간다고 했다. 그걸 전제로 서로 걱정을 나누고 위로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미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더라"라며 "그래서 와 (사람)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 지판 지연을 놓고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책임론'도 거론했다. 그는 "재판에서 유죄를 만들라는 게 아니라 법무부가 공판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했는데 그게 안 됐다"며 "만나는 당원들이 다 지적하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그는 "'수사 지휘권이 없다'며 책임을 돌리는 화법은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 후보의 '총선 책임론'도 재차 언급했다. 원 후보는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 "대통령실과 정부의 책임이 상당 부분"이라면서도 "당의 책임은 한 전 위원장의 공천"이라고 했다. 그는 "다 반대하는데 (한동훈 비대위 소속인 김예지 의원에게) 왜 비례대표를 두 번이나 연속으로 주느냐"고 지적했다.
동시에 한 후보가 제시한 해병대원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서도 "당에서 공수처 수사 후 특검을 하자고 결의까지 했는데 이거 아니면 틀렸다고 하면 의원들이 승복하겠느냐"며 "누구와 토론했는지도 모르는 걸 언론을 통해 발표하고 자신과 다르면 구태라고 얘기하는데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당대표 경선 선거운동이 막 시작된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선 한 후보가 가장 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한 후보가 총선 때 고생도 많이 했고 젊고 유망한 이미지로 인기가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특검을 꺼내 들고 당정 갈등을 풀기 위한 노력도 보이지 않으면서 당원들이 판단을 유보하거나 마음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구도가 요동칠 것 같다"며 "탄핵 트라우마가 있는 당원들이 현명한 결정을 하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 안팎에선 원 후보와 나경원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 후보는 나 후보와의 연대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인 이야기는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 순간부터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그 순간까지 언제든지 길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