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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유틀란디아호 의료진과 한국 고아들 (유엔평화기념관 제공) © 뉴스1 |
#1953년 3월 15일 인천 신흥동 경기도립병원. 열차에 치여 다리를 크게 다친 15세 소년은 수술도 받지 못한 채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소년의 옆을 지나던 덴마크인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그는 수술비 보증은 물론 본인의 피를 수혈해 소년의 생명을 구했다. 덴마크가 6·25전쟁 때 파견한 병원선 ‘유틀란디아’호 선원이었던 남자는 소년을 배로 데려와 6개월간 치료하며 새 삶을 선물했다.
덴마크는 6·25 전쟁 당시 병원선 ‘유틀란디아’호(號)를 한국에 보냈다. 유틀란디아호는 1951년 3월부터 정전협정 체결 이후인 1953년 10월까지 999일 동안 3차례에 거쳐 부산 등에 머물며 유엔군 부상병 약 5000명과 한국 민간인 약 6000명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배에서 참전한 덴마크 국민은 연인원 630명에 이른다. 유틀란디아호는 높은 의료 수준과 쾌적한 시설로 유엔군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했다. 병사들 중에는 “부상 당하면 유틀란디아로 호송 해달라”는 쪽지를 군번줄에 붙여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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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유틀란디호에서 치료받는 군인들 (유엔평화기념관 제공) © 뉴스1 |
덕분에 수많은 중상자들의 치료와 회복에 속도가 붙었다. 의료진 중 일부 의사와 간호사들은 자신들의 휴가를 반납하고 육지로 나가 의약품을 제공하거나 전방 야전병원·의무부대에 외과 수술을 지원했다.
이후 덴마크 정부는 정전협정이 조인되자 귀국에 앞서 그 동안 보유해둔 약품들과 의료 기자재를 UN한국재건단을 통해 여러 민간병원에 기증했다. 또한 인천항을 통해 한국을 떠나며, 벨기에·에티오피아·프랑스·그리스·네덜란드·튀르키예·영국 등 참전국의 부상자 등 651명을 본국으로 후송하는 마지막 임무를 수행했다.
의료참전국이었던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세 나라는 협력해 서울 국립의료원을 설립하고 한국 의학 발전에 큰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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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유탈란디아호 (유엔평화기념관 제공) © 뉴스1 |
w3t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