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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유엔참전국⑰] 999일간의 기적…덴마크 병원선 ‘유틀란디아호’

전쟁통 열차 사고로 죽을 고비…15세소년 구해준 ‘덴마크의 천사’

(부산=뉴스1) 송보현 기자 | 2023-08-01 05:00 송고
편집자주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유엔 22개국에서 195만7733명이 참전했다.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활약 덕분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다. <뉴스1>은 유엔평화기념관과 함께 올해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해 한달에 한번 총 21회에 걸친 ‘이달의 유엔참전국’ 연재를 통해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의 활약상을 조명하고 기억하고자 한다.
덴마크 유틀란디아호 의료진과 한국 고아들 (유엔평화기념관 제공) © 뉴스1
덴마크 유틀란디아호 의료진과 한국 고아들 (유엔평화기념관 제공) © 뉴스1

#1953년 3월 15일 인천 신흥동 경기도립병원. 열차에 치여 다리를 크게 다친 15세 소년은 수술도 받지 못한 채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소년의 옆을 지나던 덴마크인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그는 수술비 보증은 물론 본인의 피를 수혈해 소년의 생명을 구했다. 덴마크가 6·25전쟁 때 파견한 병원선 ‘유틀란디아’호 선원이었던 남자는 소년을 배로 데려와 6개월간 치료하며 새 삶을 선물했다. 

덴마크는 6·25 전쟁 당시 병원선 ‘유틀란디아’호(號)를 한국에 보냈다. 유틀란디아호는 1951년 3월부터 정전협정 체결 이후인 1953년 10월까지 999일 동안 3차례에 거쳐 부산 등에 머물며 유엔군 부상병 약 5000명과 한국 민간인 약 6000명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배에서 참전한 덴마크 국민은 연인원 630명에 이른다.
유틀란디아호는 높은 의료 수준과 쾌적한 시설로 유엔군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했다. 병사들 중에는 “부상 당하면 유틀란디아로 호송 해달라”는 쪽지를 군번줄에 붙여놓기도 했다. 

덴마크 유틀란디호에서 치료받는 군인들 (유엔평화기념관 제공) © 뉴스1
덴마크 유틀란디호에서 치료받는 군인들 (유엔평화기념관 제공) © 뉴스1

덕분에 수많은 중상자들의 치료와 회복에 속도가 붙었다. 의료진 중 일부 의사와 간호사들은 자신들의 휴가를 반납하고 육지로 나가 의약품을 제공하거나 전방 야전병원·의무부대에 외과 수술을 지원했다.

이후 덴마크 정부는 정전협정이 조인되자 귀국에 앞서 그 동안 보유해둔 약품들과 의료 기자재를 UN한국재건단을 통해 여러 민간병원에 기증했다.
또한 인천항을 통해 한국을 떠나며, 벨기에·에티오피아·프랑스·그리스·네덜란드·튀르키예·영국 등 참전국의 부상자 등 651명을 본국으로 후송하는 마지막 임무를 수행했다.

의료참전국이었던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세 나라는 협력해 서울 국립의료원을 설립하고 한국 의학 발전에 큰 도움을 주었다.

덴마크 유탈란디아호 (유엔평화기념관 제공) © 뉴스1
덴마크 유탈란디아호 (유엔평화기념관 제공) © 뉴스1



w3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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