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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남매' 그 장남 맞아? 오태경의 반가운 코미디 '좋·댓·구' [시네마 프리뷰]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3-07-12 06:00 송고
'좋·댓·구' 스틸
'좋·댓·구' 스틸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배우 오태경은 1988년 'MBC 베스트셀러극장'을 통해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 올해까지 배우 활동만 36년 차에 접어들었다. 대표작으로는 단연 '사춘기' '육남매' '허준' 등 드라마가 꼽힌다. 영화 대표작은 '알포인트'와 '올드보이'다. '올드보이'에서는 최민식이 맡은 오대수의 아역을 연기했다.

오태경의 활약을 돌이켜보면 여전히 많은 작품과 캐릭터로 기억되고 있는 배우이지만, 배우 개인적으로는 인생에서 많은 굴곡과 부침을 겪었다고 한다. 기울어진 집안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외모가 변화되며 대중에게서 점점 멀어졌다고.
이런 오태경의 실제 인생사와 캐릭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 12일 개봉하는 '좋·댓·구'는 박찬욱 감독 영화 '올드보이'의 '오대수' 아역으로 한때 이름 좀 날렸던 배우 오태경(오태경 분)이 유튜브의 노예로 화려하게 떡상길을 걷던 중 한순간에 주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라이브 무비.

영화는 오태경의 과거 필모그래피와 활약상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이어 그가 대중에게 잊힌 배우가 되면서 재도약을 꿈꾸며 유튜버에 도전한 근황이 전해진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구독자들의 조롱과 악플 뿐. 이에 그는 자신의 과거 출연작인 '올드보이'의 오대수 캐릭터를 활용한 '리틀 오대수', 이른바 '리오'로 변신, 구독자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유튜버로 활약하기 시작한다. 

인기 유튜버로 급부상한 그에게 한 구독자가 요청을 보낸다.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피켓을 들고 있는 한 '피켓남'에게 시위 중인 이유를 알아봐달라는 것. 그러나 피켓남은 묵언으로 일관하며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아 '리오'의 속을 태운다. 그럼에도 '리오'는 포기하지 않고 그 이유를 알아내고, 사연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다. 이후 '리오'는 더욱 '떡상'하지만, 상황은 예상 밖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좋·댓·구'는 오태경의 실제 캐릭터로 영화를 시작하는 만큼, 다큐와 허구를 오가는 이야기 전개로 흥미를 더한다. 먹방과 언박싱 등 요즘 유행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똑같이 선보이며 재기를 노렸지만, 대중에 철저히 외면당하는 코믹한 캐릭터로 짠내를 자아낸다. 그 과정에서 오태경은 다큐인지 연기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리얼한 연기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연기 변신을 보여주기도 한다.

중반부 이후부터는 '리오'가 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벌어지는 상황들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진다. 박상민 감독은 "가짜뉴스, 주작 등의 주제를 갖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현상과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이어져서 블랙 코미디가 나오지 않았나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좋·댓·구'는 배우 개인의 이야기에서 확장된 코미디부터 유튜브를 통한 가짜 뉴스 확산 이슈를 풍자적으로 담아내는 것까지 웃음과 공감을 다잡은 연출을 보여준다.

오태경의 원톱 활약이 돋보이지만 영화 곳곳에서 의외의 스타들이 깜짝 등장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박찬욱 감독부터 문소리, 조정석, 박준형, 김응수, 장윤주, 박현빈까지 스타들의 존재감이 영화를 꽉 채우며 풍성한 재미를 더한다. 스크린 라이프 형식으로 연출해 리얼리티를 더한 만큼, 깜짝 등장하는 중간광고와 유튜브 화면 등은 마치 실제 같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큰 스케일의 영화는 아니지만 작지만 단단한 작품이다. 이야기의 반전과 배우의 호연, 재기발랄한 연출, 적재적소에 터지는 B급 코미디의 조화가 단연 돋보인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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