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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송정빈 "마임만 하는 늙은 돈키호테는 와닿지 않았죠"

고전 명작 '돈키호테' 재안무…12~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명장면 살리면서도 관객 눈높이 맞도록 개연성 높여"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23-04-09 06:00 송고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송정빈이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신작 '돈키호테' 안무 의도를 밝히고 있다. 2023.4.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송정빈이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신작 '돈키호테' 안무 의도를 밝히고 있다. 2023.4.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궁금했어요. 제목은 '돈키호테'인데 왜 주인공은 다른 인물일까. 이런 의문에서부터 작품이 시작된 거죠."

한국 안무가의 손길로 새로워진 고전 명작 발레 '돈키호테'가 오는 12~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1869년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의 오리지널 초연 이후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돈키호테'를 재안무한 주인공은 국립발레단의 솔리스트 송정빈(37)이다.

젊은 남녀 키트리와 바질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인 원작과 달리 송정빈의 '돈키호테'는 기사 돈키호테의 사랑과 모험이 부각된다. 

원작에서 돈키호테는 늙은 기사인 만큼 무대 위에서 춤추지 않고 마임만 하는데, 송정빈은 돈키호테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송정빈은 최근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한 인터뷰에서 "돈키호테를 더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국립발레단 버전에서는 1명의 무용수가 늙은 돈키호테와 젊은 돈키호테를 동시에 연기한다. 특히 젊은 돈키호테의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이기 위해 2막에서 돈키호테가 꿈을 꾸는 '드림씬'을 대폭 수정했다.

원작에선 돈키호테가 키트리를 자신의 환상 속 여인 둘시네아로 착각하기 때문에 1명 무용수가 키트리와 둘시네아 역을 맡는다.

하지만 송정빈은 꿈속에선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둘시네아 역의 무용수를 추가, 젊은 돈키호테와 아름다운 파드되(2인무)를 추도록 했다. 돈키호테 역으로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이재우와 드미솔리스트 구현모가 출연한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송정빈이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신작 '돈키호테' 안무 의도를 밝히고 있다. 2023.4.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송정빈이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신작 '돈키호테' 안무 의도를 밝히고 있다. 2023.4.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런 아이디어는 돈키호테를 소재로 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얻었다고 한다. "같은 소재를 저렇게 바꿀 수도 있다는 게 신선했어요. 원작과 달리 국립발레단만의 특징을 주기 위해 원작과는 다르게 가보기로 마음먹었죠."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키트리의 '캐스터네츠 솔로', 바질과 키트리의 '결혼식 그랑 파드되' 등 원작의 매력은 그대로 남겼다.

"고전은 고전다워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다만, 요즘 관객의 눈높이에 맞게 속도감 있고 자연스러운 전개로 개연성을 높였습니다."

송정빈은 2020년 재안무한 '해적'이 호평받으면서 안무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는 신예 안무가 발굴을 위해 국립발레단이 2015년부터 진행하는 'KNB 무브먼트 시리즈'를 통해 안무가의 길로 들어섰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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