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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폴]① "금리인상 끝, 이번엔 동결"…전문가 10인 만장일치

2월 기준금리 동결 예상…앞으로 동결 행진 무게
금리 인하 시점 엇갈려…내년 초 6명 vs 연내 4명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김유승 기자 | 2023-02-19 06:00 송고 | 2023-02-19 06:38 최종수정
2023년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2023.1.13/뉴스1
2023년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2023.1.13/뉴스1

한국은행이 장장 9개월 동안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행렬에 오는 23일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 전문가 10인 만장일치로 나왔다.

19일 <뉴스1>이 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0명 모두 오는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연 3.50% 동결을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다음 주 종료를 기정사실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용기있는 자만이 금리 인상 손들 것"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예측의 근거로 '경기 둔화'를 제시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당시 올해 경제 성장률을 1.7%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내다봤었다. 하지만 이번 금통위 회의 직후 발표될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성장률을 1.5% 수준으로 낮추면서 물가 전망치는 유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작년 4분기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0.4% 성장하면서 2년 반 만에 역성장을 맞이했다.

성장은 꺾이고 물가 전망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경기 위축 부담을 끌어안고 인상을 택하기 보다는, 그간에 급격했던 통화 긴축의 효과를 지켜볼 거라는 게 대다수의 예상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유럽 등 경기가 워낙 안 좋을 것이라고 봤던 지역들의 상황이 최근 상향 조정되는 것에 비해 우리는 여전히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낮고 특히 수출이 중국을 중심으로 나쁘면서 반도체 업황이 안 좋다"면서 "(금통위는) 지난해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렸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이뤄진 누적 인상으로 인해 물가 대응을 위한 방파제로서의 금리 수준은 이미 확보한 반면 고물가 이후 경기 둔화 압력은 차츰 확대되고 있어 통화 당국의 관심이 차츰 물가에서 경기로 이동할 것"이라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정책 중심이 작년엔 외환시장 안정이었다면 올해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으로 넘어오는 느낌"이라며 "더 큰 틀로는 물가에서 경기로 넘어오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물론 아직 물가 오름세가 가파르긴 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5.2%)은 난방·전기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 인상 여파로 인해 5%대 고물가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조 연구원은 "추가 긴축이 '전혀 필요없다'는 아닌데 필요성이 약화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5~6월에는 기준금리 3.5%를 하회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의 대부분이 수요 측면보단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제때 반영 못 해서 나오는 2차 효과라 인상이 정당화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윤 연구원은 금리 인상 소수의견에 대해선 "환율이 불안하게 움직이면 용기 있는 금통위원이 (금리 인상에) 손을 들 수도 있는데, 앞서 3.75%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던 위원들조차도 정책 효과를 지켜보고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진 추가 정보를 보려고 할 것"이라며 "이달은 소수의견 없이 동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리 인상 '헤어질 결심'…"3.75% 열어는 둔다"

최종 기준금리 수준은 전원 3.50%를 제시했다. 앞으로 쭉 동결 행진을 전망한 셈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마 한은은 '이게 끝은 아니다'라는 시각으로 도비시(dovish·통화완화)적 측면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있을 것인데 사실 우리나라는 부동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크고 가계부채 문제가 결부돼 있으면서 금융기관의 부동산 연계 비중이 높아 추가 인상 시 그 위험이 더 커지게 돼 부담스럽다"며 "한은은 금리 상방 가능성을 열어놓고 싶겠지만 결국은 3.50%가 최종 금리로서 합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단서를 붙이기도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종 금리는 3.50%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최대치로 보면 한 번 더 인상을 거쳐 3.75%도 가능한 정도"라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정말 6월까지 간다면 3.75% 가능성은 열어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내년 초에야" 예상 우세

향후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렸다.

우선 내년 초 인하(연내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본 인원이 6명으로 우세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버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을 상반기 최대한 동결하고 하반기로 넘기겠다고 했다"며 "이게 남아 있어 주요국 중에서는 물가 둔화가 가장 더딜 것이고 이에 한은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또한 올해 1분기까지 연속 인상 이후 당장 연말에 다시 금리를 인하하는 건 정책 신뢰를 잃는 부분이라 쉽잖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금리 인하는 올 연내는 힘들다 보지만 우리나라는 금리 인상이 빨리 끝나고 빨리 인하될 수 있다고 봐서 내년 1분기 정도는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에 연말 인하를 예상하는 인원도 4명 있었다.

안재균 연구원은 "기준금리 3.50% 자체가 중립 수준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라 2~3분기 이 정도를 유지한다면 성장 충격이 누적되고 물가 하락 폭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상현 연구원도 "미국이 다행히도 올해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우리는 4분기 정도에 물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한 차례 인하할 것"이라고 동의했다.

연말 인하와 내년 인하를 팽팽하게 바라보는 시각 역시 존재했다.

윤여삼 연구원은 "연내 부동산 구조조정을 잘 소화하는 과정에서 4분기쯤 인하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가능성을 아직 열어두고 있다"며 "만일 3월까지 미국 쪽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가 바뀌면 국내도 그에 맞춰 갈 것이라 인하는 올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외환시장 괜찮을까…"환율 1350원 경계선"

금리 동결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 여부에 대해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가능성이 낮다고 선을 그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환율은 1300원대까진 오를 수 있다고 보고 결국은 금리 동결 부분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배경은 단순 금리차보단 달러 인덱스 자체의 반등"이라며 "(물론) 작년처럼 1400원대까지 오르는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통화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1350원 이상 튀는 상황이 발생하면 차기 결정에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구 연구원도 "작년을 보면 (한은이) 환율 1350원 구간을 불편해 했던 것 같다"며 "단순히 1300원을 찍었다고 금리를 올려야겠다라고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오는 3월 FOMC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4.75~5.00% 이상으로 오르면 한미 금리차가 기존 역대 최대인 1.50%포인트(p)에 달하거나 이를 넘어설 수도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 최종금리를 5.25~5.50% 수준으로 바라보는 의견이 늘고 있다. 이 경우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2%p에 이른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0.25%p가 아니라 0.50%p로 다시 높이는 경우는 우리나라도 금리를 인상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얘기가 있을 순 있다"면서 "다만 미국이 점진 인상을 택하면 달러 변동이 확대되진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내외 금리 차가 자본 유출에 그렇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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