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못잖은 과격 지도자들, 美 트럼프 취임식 대거 참석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차기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권위주의적 지도자가 대거 초대받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러브콜을 받은 주인공은 누군지 살펴본다.

USA투데이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을 좋아한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취임식 초대 목록에도 "이런 선동가들이 가장 위에 올랐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장 먼저 초대장을 받았다고 밝힌 이는 '브라질의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 8일, 변호사를 통해 "이 명예롭고 중요한 역사적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여권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가 "여권을 돌려달라"고 한 이유는 재선에서 패배한 후 2022년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2월, 여권을 압수당했기 때문이다.

브라질 당국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헌법 국가를 폭력적으로 해체"하려는 음모를 꾀했다고 했는데, 여기에는 현직 대통령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를 취임 전 암살하려 한 계획이 포함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이라 밝힌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참석한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직접 만난 최초의 외국 지도자로, '남미 트럼프'라고 불려 왔다. 밀레이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 캠페인을 추종해 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경쟁자 및 정적들을 "기생충 "도둑질하는 정치인"으로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USA투데이는 짚었다.

지난해 자신의 취임식에 트럼프 당선인을 초대한 나입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아직 참석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부켈레 대통령은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도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한때 60%가량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한 후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 선을 돌파해 수익률 90%를 자랑하고 있다. 트럼프 재선으로 간접 수혜를 입은 셈이다.

한편 2019년 집권한 부켈레 대통령은 이미 한 차례 임기를 마쳤다. 엘살바도르는 헌법상 대통령직 연임이 불가하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중임은 가능하다"는 조항을 이용해 꼼수 휴직 후 재집권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임기 내내 무역 전쟁을 벌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개적으로 시 주석에 대해 "강한 사람" "14억 명을 철권 주먹으로 통솔하는 왕" "종신 대통령"이라고 부르며 2018년에는 "어쩌면 언젠가는 (나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직접 취임식에 참석하지는 않겠지만 고위급으로 구성된 특사를 파견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