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출 2조달러 삭감하겠다던 머스크, 슬그머니 1조로 말 바꿔

[취임 D-10] 트럼프 유세서 말했던 목표 절반 달성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 위치한 우주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의 여섯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빨간색 ‘MAGA 모자’를 쓰고 일론 머스크 CEO와 참관하기 전에 얘기를 하고 있다. 2024.11.20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연방 정부 지출을 2조 달러까지 줄이겠다고 말했던 일론 머스크 정부 효율성부서(DOGE) 위원장 내정자가 그 절반인 1조 달러 삭감을 시사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를 돕는 유세에서 연방 지출을 2024년보다 30% 삭감된 2조 달러까지 줄이겠다고 말했던 머스크는 이같이 말을 바꿨다.

지난 8일 저녁 온라인으로 스트리밍된 토론에서 정치 전략가인 마크 펜과 통화하며 그는 "우리는 2조 달러를 시도할 것이다. 내 생각에 그것이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어느 정도 초과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조 달러를 목표로 한다면 1조 달러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즉 2조 달러가 목표지만 그것은 약간 초과한 목표로, 그렇게 해서 1조 달러 삭감을 충분히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슬그머니 목표가 2조 달러에서 1조 달러로 낮아진 셈이다.

그는 사업가인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새로 창설된 정부 효율성부 공동 수장으로 임명됐다. 두 사람 다 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없고 이 부처도 자문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머스크의 스타 파워와 트럼프 측근 인사들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효율성부의 정치적 힘은 클 것으로 보인다.

당초 머스크의 목표는 정부 예산 6조8000억 달러에서 지출 2조 달러를 삭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사회 복지 프로그램이 파괴되는 것을 의미해 누구로부터도 강력한 정치적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연방 지출의 약 3분의 2는 트럼프가 삭감할 수 없거나 삭감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사회 보장 제도와 메디케어 등의 프로그램에 사용된다. 6조8000억달러의 남은 3분의 1은 약 2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데 만약 머스크의 원래 목표대로 한다면 남은 모든 지출 항목에 지급되는 돈이 거의 '0'이 된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