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숲이 땔감 됐다"…LA 산불 '기후변화'의 역습
갑작스러운 날씨 패턴 변화…습한 기후에 자라난 식물, 건조해지자 땔감 역할
현재까지 여의도 약 37배 면적 불타…최소 5명 사망·15만명 대피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휩쓴 이번 산불의 원인이 기후 변화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CNN과 BB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대학 LA캠퍼스(UCLA)의 기후학자 다니엘 스웨인은 최근 날씨 패턴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산불을 촉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스웨인은 "지난해 겨울은 극도로 습해 풀과 관목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며 "이러한 생태계는 화재에 많은 땔감이 됐다"고 부연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고온 건조한 기후가 이번 LA 산불을 부추겼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기온이 따뜻해질수록 강수량이 적어지며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지낸 후 최근 몇 달간 강수량 부족에 시달렸다. 지난해 10월 이후 내린 비는 0.4㎝에 불과했다.
이러한 환경에 매년 이맘때 발생하는 산타아나 하강풍이 결합돼 대형 산불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산타아나 하강풍은 시속 95~112㎞/h로 캘리포니아 내륙에서 해안을 향해 불고 있다.
다만 일부 과학자들은 이번 산불의 원인이 산타아나 하강풍 뿐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콜로라도주 국립 기상청 소속 기상학자 폴 슐래터는 이번 산불이 콜로라도 강 계곡 하류에 불어닥친 '산악파(mountain wave)'로 인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산악파는 공기의 흐름이 산맥을 지나갈 때 생기는 파동형 난기류다.
슐래터는 "바람의 강도와 강해진 산악파가 실제로 이러한 화재를 촉진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스완지대학 산불연구센터의 스테판 도어 교수는 "LA에서는 산불이 흔하긴 하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최근 수십 년 동안 산불 기간과 강도가 크게 증가했다"며 "이는 주로 기후 변화로 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금까지 산불로 인해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약 15만명의 주민들이 대피했다. 산불로 불탄 총 면적은 여의도 면적(290헥타르)의 약 37배인 1만 684헥타르(약 106.8㎢)다.
stopy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