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랑한 지도자" 카터, 워싱턴 도착해 의사당 추도식…9일 장례식
마지막으로 워싱턴 찾은 카터…해리스 등 봉사 정신 높이 평가
미 해군 기념관 방문도…9일 국가 장례식 후 고향 옮겨져 안장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제임스 얼 카터 주니어(지미 카터)는 우리나라(미국)를 사랑했습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의회 의사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의 추도사가 울려 퍼졌다. 지난해 12월 29일 100세로 별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민주당)의 시신은 이날 의사당 중앙홀에 일시 안치됐다. 연방 상·하원 의원들을 비롯해 정부·사법 고위 관계자, 각국 외교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 추도식이 열렸다.
해리스는 "그는 신앙을 실천했고 국민을 위해 봉사했으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다"며 "카터의 업적은 우리가 바칠 수 있는 어떤 추모의 말보다 더 큰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원 다수당(공화당) 소속 원내대표인 존 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 또한 추도사를 통해 카터의 봉사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 제39대 대통령을 지낸 카터는 재선에는 실패했으나 퇴임 이후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로 돌아가 카터 센터를 설립, 40여 년을 인권 문제에 앞장서고 봉사 활동을 하며 전 세계의 존경을 받았다.
그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장수한 인물이기도 했다. 카터가 대통령으로 취임했을 당시 튠은 16세, 해리스는 12세, 존슨은 5세였다.
카터의 장례식은 6일간 치러지며 지난 4일 조지아주에서 시작됐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추도식에 앞서 카터의 시신은 카터 센터를 출발해 항공편으로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에 있는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운구 임무를 진행한 에어포스원의 편명은 '특별 공중 임무 39'(Special Air Mission 39)였다. 여기서 39는 '39번째 미국 대통령'을 뜻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지아에서 워싱턴DC까지 카터의 시신이 이송되는 동안 군악대는 미국 대통령 공식 예우곡인 '헤일 투 더 치프'(Hail to the Chief·지도자께 만세를)를 5번 이상 연주했다.
당초 카터는 대통령으로 취임했을 때 국민에게 '오만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이 곡이 연주되는 것을 금지했었다. 하지만 보좌진이 '대통령직의 위엄'을 유지하는 것 또한 미덕이라고 설득하자 마음을 바꿔 연주를 허락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카터의 관이 실리고 내려지는 과정에서 21발의 예포도 발사되는 등 마지막으로 워싱턴을 찾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최고의 예우가 진행됐다.
이날 카터의 관은 영구차에 실려 워싱턴 내 미 해군 기념관을 들르기도 했다. 카터가 미 해군 사관학교 출신임을 기린 것이다. 카터의 관은 이곳에서 영구 마차로 옮겨졌고 이후에는 의사당까지 장례 행렬이 이어졌다.
의원 등이 의사당에 모여 추도식을 치른 후 카터에 대한 일반인 조문은 오후 8시 30분부터 자정까지 가능했다. 8일 오전 7시부터 9일 오전 7시까지도 조문할 수 있다.
9일 오전 10시부터는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국가 장례식이 치러진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미 대통령들이 자리할 예정이다.
장례식이 끝나면 카터의 시신은 고향(조지아주 플레인스)으로 다시 옮겨져 안장된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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