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산불, 1분마다 축구장 5개꼴 덮쳐…3만명 대피 행렬(상보)
강풍에 진화 애로, 주 비상사태 선포…18만명 '단전'
산타모니카·말리부도 대피령…동북부서 또다른 산불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서부에 산불이 발생해 수만 명이 대피했다. 산불이 빠르게 확산하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산불 대응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FP통신, CNN 방송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LA 소방국장 크리스틴 크롤리는 약 3만 명의 주민에 대해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LA 경찰국장 짐 맥도넬은 이날 오후 기준으로 3만 명이 총 1만 개 주택과 1만 5000개의 기타 건물에서 대피했다고 말했다. 아직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산불은 약 1174헥타르(11.7㎢) 이상을 태웠다. 이는 여의도 면적(2.9㎢)의 4배가 넘는다. 현재 산불은 1분에 축구장 5개에 해당하는 면적을 태울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불이 시작된 퍼시픽 팰리세이즈 동쪽의 산타모니카와 서쪽의 말리부에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주민들은 차량이 몰려 도로가 막히면서 차량을 버리고 걸어서 대피해야 했다. 배우인 제임스 우즈는 집 근처 수풀과 야자나무가 불타는 영상을 X(옛 트위터)에 올리면서 "차도에 서서 대피할 준비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사는 배우 스티브 구텐버그도 "도로는 주차장이 아니다"라며 소방차가 이동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차를 버리고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산불의 여파로 LA 카운티 주민 18만 명이 전기가 끊긴 상태다. LA 통합 학구는 초등학교 4곳과 중학교 1곳을 폐쇄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LA 동북부 패서디나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161헥타르(1.6㎢)가 불탔고 산불은 여전히 확산하는 중이다. 이로 인해 패서디나의 한 양로원에서 노인들이 불길을 피해 대피했으며, 일부는 신발도 신지 못하고 걸어서 대피해야 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산불 대응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항공기, 헬리콥터, 불도저 등 수백 대의 장비와 수백 명의 인원을 투입해 산불 진압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퍼시픽 팰리세이즈 화재 진압에만 소방차 46대, 소방관 250명, 헬리콥터 5대, 구급차 6대가 투입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캘리포니아 산불에 대해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며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산불 진압을 돕기 위해 화재 관리 지원 보조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방 당국은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 때문에 산불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패서디나시 대변인 리사 데르데리안은 강한 바람으로 인해 산불 진압을 위한 항공기를 띄울 수 없다며 이를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
7일 LA의 풍속은 시속 64㎞에서 97㎞ 정도다. 이날 밤에는 시속 129㎞에 달하는 강풍이 불 수 있어 당국은 아직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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