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엔 정부와 가족 사업 더 모호…모든 수갑 풀렸다"-NYT
트럼프, 가족사업 관련 인사 소개…"다막 사업 관련해 정부 권한 사용"
트럼프 취임 앞두고 연이은 새로운 계약 발표…"전례없는 이해 충돌 시사"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정부와 트럼프 가족 사업과의 경계가 모호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 운영과 가족 사업 간의 이해 충돌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족 사업과 관련된 인사들을 소개하며 "미국의 황금시대가 올 것이며, 바로 지금이 미국의 황금시대다. 우리는 다시 위대한 나라를 만들 것"이라 말했다.
먼저 트럼프 당선인은 두바이의 부동산 기업인 다막(DAMAC) 회장인 후세인 사즈와니를 소개하며 "다막은 매우 짧은 기간 안에 미국에 2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번 투자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AI) 산업에서 급증하는 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 센터 건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사즈와니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지도력과 개방적인 전략, 그리고 미국 내 기업을 장려하는 정책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난 4년 동안 우리는 이 순간을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다막은 지난 2018년 트럼프 기업과 협력해 중동에 최초의 트럼프 이름과 사진을 딴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이라는 골프장을 건설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에 두 번째 골프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 정부의 권한을 사용하여 다막의 계획과 관련해 제기될 수 있는 연방 환경 문제와 관련한 신속한 검토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에 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 있는 모든 기업들은 비슷한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이러한 약속을 받은 것은 다막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중동 특사로 임명된 스티브 위트코프도 참석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 아들들이 설립을 도운 암호화폐 기업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과 사업을 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은 아들인 에릭 트럼프가 중동에서 새로운 트럼프 타워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골프 리그인 'LIV 골프'는 오는 4월 트럼프 내셔널 도랄 리조트에서 토너먼트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YT는 이에 대해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가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연관된 자금이 트럼프 가족에게 계속 흘러 들어갈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그룹의 주요 중동 사업 파트너인 사우디 부동산 기업인 '다르 알 아르칸'(Dar Al Arkan)도 이날 미국 내 프로젝트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당선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는 지난달 팟캐스트에 출연해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로부터 15억 달러 상당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20억 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계약도 2029년까지 2년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YT는 트럼프 가족은 트럼프의 재임 중에는 외국 정부와의 직접적인 새로운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근 몇 달 동안 새로운 계약 발표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가족과 그들의 사업 이해관계, 그리고 트럼프가 이끄는 정부의 교집합이 같은 날 드러난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이해 충돌 가능성이 얼마나 전례 없는 일이 될지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비영리 감시단체인 '캠페인 리걸 센터'의 아다브 노티 이사는 "첫 임기 당시 트럼프 사업과 정부 간의 재정적 얽힘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현재 차기 행정부에서 그러한 우려가 사라졌음을 목도하고 있다. 이제는 모든 수갑이 풀린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인수위원회의 캐롤라인 리빗 대변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이 과거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당시 해외 기업 임원들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계약을 따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가족은 우리나라를 매우 사랑하는 존경받고 지적인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항상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운동과 첫 행정부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을 돕기 위해 많은 개인적인 희생을 치렀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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