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사건 형량 선고 10일에…판사 "징역형 배제"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에 대한 형량 선고가 오는 10일(현지시간) 내려진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사건의 담당 판사인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3일 트럼프 측의 유죄 평결 파기 및 기각 결정 요청을 수용하지 않고 10일에 형량 선고를 내리겠다고 결정했다.

다만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인 신분임을 고려해 징역형은 선고할 의향이 없음을 밝혔다.

머천 판사는 트럼프가 재판정에 직접 출석하거나 비대면으로 출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로써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식(1월 20일) 10일 전에 법정에 출두할 가능성이 열렸다며 "이는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이전에는 전·현직 미 대통령을 통틀어 이들이 범죄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었다.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은 트럼프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당시 자신의 '집사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 7000만원)를 지급한 사건이다.

트럼프는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돈을 건넸는데, 특히 해당 비용을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회사기록 등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트럼프에게 적용된 혐의는 장부 위조 혐의 12건, 입막음용 돈 지금 수표 발행 혐의 11건, 청구서 위조 혐의 11건 등 34건이었다.

지난해 5월 뉴욕 맨해튼 주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평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최종 형량 선고만이 남게 됐으나 트럼프가 같은 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선고가 미뤄져 왔다.

머천 판사는 대선 승리에 따라 사건을 기각하는 것은 배심원단의 평결을 무시하는 것으로 이는 "법치주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대통령 당선인이라는 사실만으로 (법원의) 권한을 과감하고 드물게 적용(기각)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측 공보 책임자인 스티븐 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완전히 기각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선고는 없어야 한다. 트럼프는 이러한 사기극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는 앞서 이번 사건을 포함해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사건을 비롯해 조지아주에서의 대선 결과 뒤집기 사건까지 총 4개 사건으로 각각 기소된 바 있다.

현 시점에서 재판 진행 및 유죄 평결까지 받은 것은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뿐이다.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사건의 경우 미 법무부의 잭 스미스 특검이 지난해 11월 소송을 기각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조지아주 사건은 수사에 나선 특별검사와 풀턴 카운티 검사장 간 사적 관계(염문설)가 불거지면서 재판이 중단됐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