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19일 단축된 캐나다 겨울…문화·경제에 직격탄[통신One]

농업·수자원 문제 심화, 겨울철 해충 증가로 건강 위협
스포츠 시즌 지연, 관광업체 수요 줄어…경제 타격

영하의 기온과 눈이 내리는 날이 많이 줄어, 캐나다의 전통적인 겨울 스포츠인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24. 12. 23/ <출처: 캐나다 관광청>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의 겨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때 차가운 바람과 하얀 눈으로 가득했던 겨울은 이제 점점 더 온난화된 날씨와 비로 대체되고 있다. 기후 변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캐나다는 예전의 겨울을 점점 잃어가고 있으며, 그로 인해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변화는 특히 겨울철의 전통적인 활동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캐나다인들의 일상과 문화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Climate Central'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의 주요 도시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겨울날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밴쿠버는 연간 평균 19일·나나이모는 18일·온타리오의 나이아가라 지역은 15일의 겨울날을 잃었다.

추운 날씨로 유명한 도시인 몬트리올과 토론토조차도 각각 6일과 13일의 겨울날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날씨의 변화를 넘어서, 겨울을 즐기던 전통적인 활동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 변화가 캐나다에 미친 영향은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해안과 온타리오 남부처럼 기온이 0도에 가까운 지역은 작은 기온 변화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기온이 영하에서 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눈 대신 비가 내리게 되어 겨울날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캐나다의 대표적인 겨울 스포츠인 스키·스노보드·스케이팅 등에 큰 영향을 미치며, 겨울 관광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때 12월 초부터 스케이트장과 스키장이 개장했지만, 이제는 대부분 1월 중순이나 되어야 겨우 개장한다. 온타리오 워털루에 거주하는 로버트 맥레먼 교수는 "12월 중순인데도 아직 푸른 잔디만 보인다"라며, 겨울이 늦게 시작된 상황을 한탄했다.

이는 겨울철을 즐기려던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으며, 겨울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도 늦어지고 있다. 또한 겨울철 관광업체들은 예전처럼 시즌에 맞춰 사업을 운영하기 어려워졌다.

기후 변화는 겨울 날씨의 상실을 넘어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캐나다의 많은 지역에서 겨울철 녹은 눈은 중요한 물 공급원이었지만, 기후 변화로 이 물 공급원이 줄어들면서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특히 농업과 수자원 관리에 큰 영향을 미쳐 캐나다 경제에도 직결되는 문제로 다가온다. 또한, 따뜻한 겨울은 해충의 증가를 초래해 인간과 동물의 건강에 위협을 가하며, 겨울철 질병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차가운 환경이 방해받게 된다.

기후 변화의 영향을 늦추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크리스티나 달 Climate Central 부사장은 "제로 배출 목표를 달성하면 약 10년 내로 기온 상승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며, 기후 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희망을 전했다.

겨울은 단순한 계절이 아니라, 캐나다의 전통과 문화가 담긴 소중한 시간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이러한 겨울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현실은 큰 변화의 징후이다. 겨울이 사라지는 것만큼, 그 속에 담긴 추억과 활동들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캐나다의 문화도 변해갈 것이다. 겨울의 전통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이어져 온 문화적 가치와 방식들도 점차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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