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대통령, "운하 내놔" 트럼프에 "역사에 무지"
트럼프 "원칙 지켜지지 않는다면 운하 반환 요구할 것"
- 김예슬 기자,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파나마 운하에 대한 통제권 환수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파나마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CNN스페인에 따르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파나마 운하 관련 발언에 "역사에 대해 무지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나마 운하의 과거, 현재, 미래를 고려했을 때 일어나지 않을 일과 이와 관련된 추측들은 역사적 일관성이 없다"며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국민의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파나마 운하에 대한 통제권 환수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2일 "다른 곳에서 (미국에) 바가지를 씌우듯이 파나마 운하에서도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며 "파나마가 부과하는 요금은 터무니 없고 매우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도와 관련한 도덕적, 법적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파나마 운하의 완전한 반환을 신속하고 의심 없이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인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우리 해군과 상무부가 매우 불공정하고 부당한 방식으로 대우를 받았다. 파나마가 부과하는 수수료는 터무니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나마가 운하의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운영을 보장할 수 없다면 "우리는 파나마 운하를 완전히 우리에게 반환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에 물리노 대통령은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파나마 운하와 주변 지역은 파나마에 속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파나마의 주권과 독립은 타협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1914년 완공된 파나마 운하는 길이 82㎞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주는 핵심 통로다. 미국이 콜롬비아로부터 파나마의 독립을 부추긴 후 80년 넘게 파나마 운하를 운영해 오다 1999년 파나마에 운영권을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 기업 CK 허치슨 홀딩스가 파나마 운하에 투자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미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40%가 통과할 정도로 미국 경제와 안보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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