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 어디까지 왔을까?…오늘 저녁부터 전세계 생중계
1955년 미국 공군기지로 걸려온 산타 위치 묻는 전화에서 유래
자원봉사자 약 1000명이 작전센터 운영하며 산타 위치 문의전화 응대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크리스마스를 맞아 미국과 캐나다의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노라드)는 매년 산타클로스의 실시간 위치를 알려주는 '산타 추적기' 서비스를 운영한다.
23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미국과 소련 사이 긴장이 높은 냉전 시대였던 1955년 12월 초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노라드 전신인 대륙항공방어사령부(CONAD·코나드) 기지에서 근무하던 해리 슈프 대령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건 여자아이는 슈프 대령에게 산타클로스냐고 물었고, 이를 장난 전화로 생각한 슈프 대령은 "나는 전투경보센터 지휘관이다. 누구신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는 울기 시작하면서 그가 산타의 도우미 중 한 명이냐고 물었다. 이에 슈프 대령은 아이에게 산타클로스가 맞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호, 호, 호"라고 산타클로스 목소리를 흉내내며 착한 아이로 지냈냐고 물었다.
슈프 대령의 딸인 테리 반 크렌(75)은 아이가 신문에서 산타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는 한 백화점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건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광고에 적힌 전화번호는 한 자리가 잘못 적혀 있었는데, 잘못 적힌 번호가 바로 슈프 대령의 번호였던 것이다.
이후 잘못된 번호로 인해 사무실에는 산타 위치를 묻는 전화가 50건 이상 들어왔다. 테리는 당시 며칠 뒤였던 24일 그의 부모가 기지에서 당직을 서던 근무자에게 쿠키를 주러 왔는데 기지 분위기가 유난히 화려했다고 말했다. 미확인 비행물체의 위치를 표시하는 지도에는 썰매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
슈프 대령은 또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나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전투경보센터 지휘관 슈프 대령입니다. 미확인 비행물체가 있는데요, 글쎄 썰매같이 생겼네요"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슈프 대령은 '산타 대령'이 됐다.
노라드는 한국어와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9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라드 홈페이지(https://www.noradsanta.org)에 접속하면 미국 동부 표준시 기준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오후 6시)부터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산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산타 추적 자체는 12월 1일에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근무하는 미군 준장 조셀린 셔머혼은 "약 1000명 정도의 사람이 와서 산타를 추적하는 작전 센터를 설치하고 이곳으로 사람들이 산타 위치를 확인하러 전화를 건다"고 설명했다. 전화를 받는 사람들은 자원봉사자들이다. 실제로 피터슨 우주군 기지에서는 2022년 산타의 위치를 묻는 7만 8000건의 전화가 걸려 왔다.
테리 또한 10년간 "내 아빠는 산타 대령"이라는 문구와 그의 아버지 사진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자원봉사를 했다. 그에 따르면, 슈프 대령의 일화가 너무 유명해 영화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그는 매년 수백만 명의 어린이가 이용하는 노라드 산타 추적기가 아버지의 유산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노라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산타가 타고 루돌프 사슴이 끄는 썰매는 이륙중량이 젤리 사탕 7만 5000개분이고, 산타의 몸무게는 118㎏다. 추력은 9 RP(reindeer power·순록 한 마리가 낼 수 있는 힘)다. 산타 썰매의 최고속도는 별빛보다 빠르며, 건초와 귀리, 당근을 연료 삼아 짐 6만 톤을 싣고 이륙할 수 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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