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조사국 "한국 계엄으로 정치적 위기…美 이익에도 중대한 영향"
"美 정부, 군대 배치가 동맹 공조 상태에 우려 제기하는지 주시"
"권한대행 체제에선 관세·주한미군 등 韓 입장 옹호에 불리"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 의회의 공식 싱크탱크인 의회조사국(CRS)이 한국의 계엄·탄핵 사태로 정치적 위기에 빠지면서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을 포함해 미국의 이익도 중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의회조사국은 23일(현지시간) 공개된 보고서에서 지난 3일 비상계엄 발동 이후 타임라인을 상세하게 기재하며 이 사태가 가지는 지정학적 의미를 짚었다.
의회조사국은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취임 이후 북한, 중국, 일본,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해 한국을 미국과 더욱 긴밀하게 조율했다"며 "현재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두 자릿수로 높은 더불어민주당은 극명하게 다른 정책을 옹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그 예로 의회조사국은 "의회의 첫 번째 탄핵소추안에는 윤 대통령이 소위 가치 외교라는 미명 하에 북한과 중국·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정책을 고집"함으로써 지정학적 균형을 등한시했다는 내용이 담겼고, 이후 이 부분이 빠졌다고 언급했다.
의회조사국은 "미국 정책 입안자와 의회가 직면한 문제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이행하기 위해 주한 미군 사령관들에게 알리지 않고 한국 군 병력을 배치한 것이 동맹의 공조 상태에 우려를 제기하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회 조사국은 계엄 여파로 한국 정부가 주요 외교 정책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능력이 손상됐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은 권한대행 체제에서 관세, 주한미군 배치 규모, 반도체 및 기타 기술 부문에 대한 정책, 주한미군 분담 협정 등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변화를 추진할 경우 자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데 불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의 정직 및 해임 가능성은 그가 추진해 온 여러 외교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게 의회조사국의 평가다.
의회조사국은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두고 "북한을 실존적 위협으로 취급하고 억제력을 강조하는 비교적 강경한 북한 정책, 한국을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동맹에 통합해 민주적 가치를 옹호하려 했다"며 "반면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은 윤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또 의회조사국은 "윤 대통령은 이전의 지도자들보다 중국의 행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려는 의지가 더 강하다"며 "민주당 대표인 이재명 대표는 이러한 접근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과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 중심인 한미일 관계 확대는 이 대표가 '수치스러운 것'으로 규정했다"며 "또한 일본과의 역사 문제에 대한 타협을 포함하는 접근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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