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형수 37명 '성탄절 감형'…트럼프 '무더기 사형' 차단

'가석방 없는 종신형' 감형…"양심과 경험에 따라 확신"
미결 사형수 40명 중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등 3명 제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2024.11.14.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 교도소에 수감 중인 미결 사형수 40명 중 37명에 대해 감형 조치를 취했다. 내달 20일 '사형 찬성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 결단을 내린 것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번 성탄절 감형은 23일(현지시간) 확정됐다. 바이든은 성명을 통해 사형수 37명의 형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동료 수감자 살해로 유죄 판결을 받은 9명, 은행 강도 사건으로 살인을 저지른 4명, 교도관 살해 사건을 벌인 1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나는 이 살인자들을 비난한다"며 "그들의 비열한 행위에 따른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상상할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겪은 모든 가족들을 위해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내 양심과 경험에 따라 연방 차원에서 사형 집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확신이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2020년 7월에 17년간 중단됐던 연방정부 사형을 부활시켰다. 트럼프는 2021년 1월 당시 13번째이자 트럼프 정부의 마지막 사형을 집행했다.

AP 통신은 이때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20년 이래 가장 많은 연방정부 사형을 집행했다고 전한 바 있다.

바이든은 사형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다만 취임 후 법 개정이 적극 추진되거나 각 주에 사형제 폐지를 권고한 것은 없었다.

또 임기 중 사형 집행은 한 건도 없었지만 사형 구형은 있었다.

미국 50개 주 중 23개 주에서는 사형제가 폐지됐고 6개주(애리조나·캘리포니아·오하이오·오리건·펜실베이니아·테네시)에서는 사형 집행을 유예하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사형이 집행된 사례는 모두 주 차원에서 진행됐으며 총 25건이다.

한편 바이든의 감형 조치에서 제외된 연방 사형수 3명은 △조하르 차르나예프(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 △딜런 루프(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흑인 교회 총기 난사범) △로버트 바워스(2018년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범)이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