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다가 올해 '폭망'…TGI프라이데이·타파웨어·스톨리 등 파산 왜?
올해 19개 유명 기업, 파산해 총 1만4000명 일자리 잃어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올해는 미국의 많은 유명 기업에 잔혹한 해였다. 한때는 한국에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패밀리레스토랑들과 어머니들의 자랑이던 밀폐력 좋은 주방 보관 용기 기업이 파산 신청해 충격을 줬다. 물가의 고공행진 때문에 소비자가 지갑을 닫아서, 또는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등 이유는 다양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한때 업계를 주름잡았던 19개 유명 기업이 올해 파산해 총 1만4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밝혔다. 특히 소매점 폐쇄가 올해 더욱 심각했다. 코로나19로 칩거하면서 소비자가 새 가구나 TV, 의류 구입에 열을 올리던 2021년과 2022년이 지나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리서치회사인 코어사이트에 따르면 11월 말까지 7100개 이상의 소매점이 문을 닫았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69% 증가한 수치다.
미국 대중식당 체인인 TGI프라이데이스는 수년간의 사업장 축소와 고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은 끝에 11월에 챕터 11(파산보호 절차)을 신청했다. TGI는 성명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재정적 어려움의 주요 원인"이며 이 파산 절차를 통해 "브랜드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스틱 식품 저장 용기로 유명한 타파웨어는 수년간의 인기 하락과 재정적 어려움 끝에 지난 9월 파산 신청을 했다. 11월 말, 타파웨어의 브랜드 이름과 지식 재산권은 한 사모 펀드 기업에 인수됐는데 이 기업은 타파웨어를 계속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 중산층을 겨냥해 저렴한 가격으로 새우와 랍스터 요리를 제공했던 세계 최대의 해산물 식당 가맹점인 레드랍스터는 지난 5월 파산신청을 했다. 레드랍스터는 수년간 마케팅, 식품 품질, 서비스 및 레스토랑 업그레이드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해 다른 식당 가맹점 및 퀵 서비스 가맹점 식당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다행히 100개 이상의 매장을 폐쇄한 후 새로운 소유주와 경영진의 노력에 힘입어 레드랍스터는 지난 9월부터 파산에서 벗어나고 있다.
파티용품을 파는 소매업체인 파티시티는 2년 전 파산 신청한 데 이어 올해 12월 두 번째 파산신청을 했다. 뉴저지에 본사를 둔 40년 역사의 기업이지만 내년 초에 약 700개 지점을 폐쇄할 예정이다. 인플레로 상품 가격이 비싸진 데다가 불경기로 소비자 지출이 줄어든 탓에 미결제 부채가 8억달러에 달한다고 파티시티 측은 밝혔다.
공예품 소매업체 조앤은 지난 3월 파산신청을 했다. 81년 역사를 가진 직물 및 공예품 소매업체인 조앤은 소비자가 직물 및 공예품 재료에 대한 지출을 줄이면서 희생양이 됐다. 조앤의 주식은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됐다. 개인 소유 기업이 된 조앤은 850개 매장을 모두 영업하면서 부채 삭감에 노력하고 있다.
노란색 비행기 색깔이 특징인 미국 저가항공사 스피릿항공도 파산했다. 증가하는 손실, 감당할 수 없는 부채, 경쟁 심화, 다른 항공사와의 합병 불가능으로 인해 11월 파산했다. 하지만 파산 조치와 기존 채권단과의 협상 덕분에 내년 초엔 부채가 줄고 재무 유연성이 높아져 다시 영업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말했다.
같은 이름의 보드카 브랜드로 유명한 다국적 기업 스톨리 그룹은 12월에 파산 신청했다. 증류주에 대한 수요 둔화, 대규모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운영 차질, 러시아와의 수년간의 법정 싸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겹쳤기 때문이다. 스톨리측은 핵심적인 파산원인이 악의적인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글로벌 운영에 장애가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랜섬웨어 공격 때문에 받은 금전적 피해는 물론 대출 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재무 데이터가 전달되지 않은 것이 파산의 큰 원인이었던 것이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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