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험사 CEO 총격 배후가 펠로시?…황당 음모론·보험사 협박글 확산
동명이인이 "펠로시와 일했다"고 말한 영상이 음모론 근거로 확산
보수논객이 음모론 증폭…특정 보험사 CEO에 "당신 차례다" 협박도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유나이티드 헬스케어(UHC)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톰슨 총격 사건을 둘러싸고 온라인에서 각종 음모론과 보험사 경영진에 대한 위협이 확산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허위 정보 모니터링 플랫폼 '사이아브라'(Cyabra)는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X(옛 트위터)와 메타의 페이스북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음모론을 퍼뜨리는 수백 개의 계정을 확인했다.
그 중에는 톰슨의 아내가 부부 관계 문제로 인해 살인에 연루됐다는 근거 없는 주장도 있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살해 배후라는 황당한 주장도 나왔다. 이런 음모론 중 상당수는 보수 성향 논객인 매트 월리스와 같은 X의 유명 논객들이 증폭시켰고, 일부 게시물은 수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허위 정보 감시 기관인 '뉴스가드'(NewsGuard)도 일각에서 톰슨이 펠로시 전 의장과 동업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을 확인했다. 이 영상은 2012년에 촬영된 톰슨의 동명이인인 한 벤처 투자자의 영상이었다. 그러나 이 영상이 확산하자 결국 그는 직접 자신이 UHC의 CEO가 아님을 밝혀야 했다.
유명 보험사 CEO를 겨냥한 협박 게시물도 확인됐다. X에서는 'CEO 암살자'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했으며 "브라이언 톰슨 다음은 누굴까"라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블루크로스 블루쉴드, 휴매나, UHC의 모기업인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 등 특정 보험사를 겨냥해 "당신 차례다"라고 협박하는 게시물도 확인됐다. AFP 통신은 해당 기업에 이런 협박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질의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
다만 CNN의 법 집행 및 정보 수석 분석가인 존 밀러는 "전국의 주요 보험사 수장과 그들의 보안 부서가 인력과 경호원, 예방 조치, 우편물 검사 등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톰슨의 살해 용의자로 체포된 루이지 만조니를 찬양하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또 그를 지지하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후드티도 팔리고 있으며 그의 변호사 비용 조달을 위한 온라인 모금 행사에는 1000건 이상의 기부가 들어오기도 했다.
이처럼 온라인에서 음모론과 위협이 확산하는 것에 대해 사이아브라의 CEO인 댄 브라미는 "온라인에서 확인되지 않은 증오와 잘못된 정보가 현실 세계의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음모론과 혐오성 콘텐츠를 방치한 플랫폼 운영자의 책임론도 제기된다. 브라미는 "기업, 정부, 사용자 모두 사회적 긴장을 악용하여 대중의 인식과 대화를 조작하는 악의적 행위자의 과도한 영향력에 대해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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