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찰 "위스콘신 학교 총격범의 범행 동기에 여러 요소 있어"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경찰이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어번던트 라이프 기독교 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인 여학생 나탈리 러프노우(15)의 범행 동기에 대해 "여러 요소가 혼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NN 방송,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매디슨 경찰국장 숀 반스는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서 러프노우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가 공유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문서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현재 이 문서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실제로 누가 이 문서를 공유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형사들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반스 국장은 또 러프노우의 온라인 활동을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프노우의 것으로 추정되는 특정 소셜 미디어 계정을 공개하지 않겠다면서도 범행 전 러프노우와 그의 감정 상태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으면 수사관에게 제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법원 기록을 인용해 러프노우는 부모가 여러 번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고 자신도 치료를 받는 등 어려운 삶을 살았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러프노우는 부모의 양육권 분쟁으로 인해 2일에서 3일에 1번 꼴로 집을 옮겨 다녀야 했다.

경찰은 러프노우가 범행에 쓴 총을 어떻게 샀는지, 누구의 것인지에 대해서도 미국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ATF)의 도움을 받아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위스콘신주 법과 연방법 모두 18세 미만의 청소년의 총기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위스콘신주 법에 따르면,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총기를 팔거나, 주거나, 빌려주는 것도 불법이다. 단, 부모의 감독을 받거나, 군대에서 사용할 목적이거나, 사냥하는 데 쓸 목적이라면 총기 소지가 가능하다. 또 14세 미만의 어린이의 손에 닿기 쉽게 총기를 방치하는 것도 불법이다. 검사들은 최근 자녀들이 총기를 소지하도록 내버려둔 부모들까지 처벌의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다.

다만 반스 국장은 부모가 러프노우를 방치한 책임도 살펴보겠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그런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러프노우의 아버지인 제프 러프노우는 페이스북에 자기 딸이 사격하는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에서 러프노우는 독일의 록밴드인 KMFDM의 이름이 쓰여 있다. 1999년 콜로라도주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켜 교사와 학생 13명을 살해한 10대 청소년이었던 범인 2명은 KMFDM의 팬이었고 범인 중 1명은 자신의 웹사이트에 밴드의 가사를 올리기도 했다.

미국에서 총기 사건은 자주 발생하지만, 그중 여성이 범인인 사례는 매우 드물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발생하는 총기 난사 중 범인이 여성인 비중은 3%에 불과하다.

그러나 괴롭힘, 따돌림, 소셜 미디어 등 학교에서의 총격 사건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요인들이 남학생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학교 총격 사건을 연구한 펜실베이니아주 빌라노바 대학교 간호학과 교수인 엘리자베스 다우델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10대 소녀들 사이에서도 공격성과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데이터도 있다.

한편 16일 발생한 이번 총격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6명 중 2명은 여전히 생명이 위험한 상태다. 또 경찰은 총격 신고자가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아니라 2학년 교사라고 정정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