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험사 CEO 총격범, 공포 심기 위해 범행…"살인 미화 안돼"

"협박·강압으로 정부 정책에 영향 끼칠 의도"…유죄 선고시 종신형
총격범 위한 기부운동·응원 티셔츠 등 미화 움직임에 "비열한 것"

10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최고경영자(CEO) 총격범 루이지 만조니의 머그샷 사진. 사진은 펜실베이니아주 교정부 제공. 2024.12.10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검찰이 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케어(UHC)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톰슨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루이지 만조니(26)가 사회에 공포를 심어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지검장은 기자회견에서 만조니를 1급 살인죄와 테러 범죄로서의 살인죄를 포함해 11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만조니가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을 선고받게 된다.

브래그는 만조니의 범행이 "충격과 관심, 그리고 협박을 유발하기 위해 계획된 무서운 표적 살인이었다"며 "그 의도는 공포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기소장에도 만조니가 협박이나 강압을 통해 정부 기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톰슨을 살해했다고 적시했다.

브래그는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구금 중인 만조니가 뉴욕으로 인도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를 포기할 수 있다고 암시했다. 그의 인도 여부를 결정할 청문회는 오는 19일 열린다.

한편 미국 보험업계의 까다로운 보험금 지급 절차와 비싼 의료비에 분노한 일부 미국인들이 만조니의 범행에 동조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그를 찬양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그를 지지하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후드티도 팔리고 있다. 그의 변호사 비용 조달을 위한 온라인 모금 행사에는 1000건 이상의 기부가 들어왔다.

뉴욕경찰국(NYPD) 수사부장 조셉 케니는 굿모닝 아메리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만조니가 쓴 선언문을 읽었다며 그가 미국 의료 시스템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데 다른 선진국보다 기대 수명이 낮다는 점을 비판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1년 3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은 평균 기대수명이 76.4년으로 32위였으며, OECD 평균인 80.3년보다 낮았다. 반면 1인당 의료 관련 지출은 1만 2197달러(약 1750만 원)로 가장 높았으며, OECD 평균인 4715달러(약 675만 원)의 2배를 크게 넘었다.

현지 사법 당국은 이런 만조니 미화 움직임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제시카 티쉬 NYPD 국장은 그의 범행을 합리화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해 "비열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만조니가 한 행동에 영웅주의는 없다"며 "우리는 살인을 찬양하지 않으며, 누구를 죽이는 것을 찬양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