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통해 국가 기밀 샌다?…美, 기밀 규정 위반 조사 진행
해외 정상과의 만남 등 국방부에 미보고…이스라엘도 데이터 유출 우려
머스크 "기존 언론 앞장이 이용한 공격" 비난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일론 머스크와 그가 운영하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외국 정상과의 만남 등을 보고하지 않는 등 국가 기밀 규정을 위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머스크가 '지속적인 심사' 절차의 일환으로 사생활과 해외여행에 관한 정보를 국방부에 보고해야 하나 지난 2021년부터 머스크와 스페이스X는 이러한 보고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머스크와 그의 팀은 전체 일정과 같은 여행 세부 사항과 외국 정상과의 만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처방을 받았더라도 보고해야 하는 약물 사용에 대해서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머스크는 정부에 보고하지 않은 사안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구 트위터)에 게재하기도 했다. 다만 연방 기관들은 머스크를 기밀 자료 공개 혐의로 고발하지는 않았다.
이에 국방부 감찰관실과 공군 및 국방부의 정보·보안 담당 차관실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NYT는 전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가지 미 국방부 및 항공우주국(NASA)과 최소 100억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요 계약업체가 됐다.
머스크는 지난 2018년까지 중간 수준의 기밀 접근권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후 일급 기밀에 대한 접근권을 신청했고 국방 방첩 및 안보국(DCSA)은 2년 이상 검토한 후 승인했다.
그러나 미 공군은 머스크와 관련된 잠재적 안보 위험을 이유로 머스크의 극도로 민감한 기밀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에 다른 국가들도 머스크의 기밀 정보 취급 능력을 점점 더 경계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초 이스라엘 군사 정보 장교와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이 스타링크에 대해 논의할 때 이스라엘 국방부는 머스크를 '와일드카드'라고 부르며 민감한 데이터의 유출 가능성을 우려했다.
국방부와 DCSA 등은 머스크와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상원 군사 및 외교위원회 소속인 진 샤힌 민주당 상원의원은 "정부와 주요 계약을 맺고 있는 사람이 고의든 실수든 기밀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샤힌 의원은 지난달 공군과 국방부 감찰관실에 머스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외국 지도자들과 부적절한 대화를 나누었는지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인 짐 하임스 민주당 의원은 머스크도 보안 허가를 받은 사람들처럼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 지출을 감시하는 비영리단체인 '정부감시 프로젝트'(Project on Government Oversight)의 다니엘 브라이언은 머스크의 보안 규정 준수에 대한 논쟁은 그가 국방 계약자이자 트럼프의 고문으로서 수행하는 역할과 관련해 처음으로 나타난 명백한 이해 충돌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이언은 "그(머스크)는 비리가 발생했을 때 이를 밝혀낼 정부 기관에 매우 위협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책임 체계와 견제와 균형 시스템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더그 램본 공화당 의원은 "머스크는 애국자로 미국의 적에게 일부러 도움이나 위안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날 X를 통해 자신의 보안 규정 위반에 대해 "딥스테이트 반역자들이 기존 언론에서 돈을 받고 있는 앞잡이들을 이용해 나를 노리고 있다"며 "싸움을 시작하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끝내는 것은 선호한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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