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부총리, 트럼프 25% 관세 위협 두고 트뤼도와 마찰 끝에 사표

프릴랜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 트럼프 말대로라면 "관세 전쟁될 것" 경고
캐나다 내 경제 부양책 두고도 갈등…예상 웃돈 재정 적자도 부담으로 작용

캐나다 오타와에서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연설 중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당시 외교부 장관을 바라보고 있다. 2018.10.01/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저스틴 트뤼도 총리와 마찰 끝에 16일(현지시간) 사표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고관세 정책이 갈등의 도화선이었다.

AFP통신은 프릴랜드 부총리의 사표는 트뤼도 총리에 대한 첫 번째 공개 반대였다며, 재무장관직에서도 동시에 물러난 점은 트뤼도 총리의 권력 유지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프릴랜드 부총리는 사표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산 수입품이 25%의 강력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캐나다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조처가 미국과의 "관세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캐나다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쉽지 않은 날이었다"면서도 어려운 시기에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만 했다.

관세 대응 외에도 두 사람은 생계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두고도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BBC에 따르면 프릴랜드 부총리는 저소득층 지원 정책과 휴일에는 필수품에 대한 세금을 감면하는 정책이 세수 부담을 늘릴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국가 적자가 예상보다 200억 캐나다달러(약 20조 원)를 웃돈 상황에서 이런 부양책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포스트 트뤼도로 손꼽히며 언론인에서 캐나다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 된 프릴랜드는 그동안 외무부 장관 등 주요 직책을 맡아 왔다. 하지만 결국 국가 재정 관련 업데이트가 발표되기 몇 시간 전 자리에서 물러나며 트뤼도 내각에서 하차했다.

이 소식을 접한 트럼프 당선인은 "그를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행동은 완전히 유독했고 캐나다의 불행한 시민들이 매우 좋은 거래를 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로리 턴불 달 하우지 대학교수는 프릴랜드 부총리의 퇴진은 "총체적 재앙"이라며 "트뤼도에 대한 신뢰가 위기를 맞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트뤼도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기는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프릴랜드 부총리의 후임은 도미닉 르블랑 공공안전부 장관이 맡게 됐다. 르블랑 신임 부총리는 트럼프 측과의 협상을 주도하고 있으며 앞으로 "도전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캐나다의 주요 무역 파트너다. 매년 수출의 75%는 미국 시장에서 소비된다.

트뤼도 총리는 관세 위협을 막기 위해 지난달, 직접 플로리다주(州) 소재 트럼프 당선인의 개인 저택까지 방문했지만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라이벌인 보수당의 피에르 푸알리에브르에게 20%포인트가량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