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이자 선거개입"…트럼프, 지지율 역전 여론조사 보도한 신문사 고소

ABC방송 이긴 트럼프, 줄줄이 언론사 소송 예고…"기자 괴롭힘 목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사건 형사재판에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던 도중 취재진에게 자신의 재판을 보도한 각종 언론사 헤드라인을 보여주며 "재판 사기극을 전세계가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4.04.1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ABC방송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지역 언론인 디모인 레지스터를 상대를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해 편향되게 보도해 온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계속 소송하겠다고 선언했다.

CBS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합 주 중 하나인 아이오와주의 이전의 여론 조사에서는 자신이 20%포인트(p) 차로 쉽게 이길 것이라고 나왔음에도 디모인레지스터와 여론조사원 J. 앤 셀저가 실시한 것에서는 3~4%p 차이로 패한다고 나왔다면서 이것은 "내 생각에는 사기이고 선거 개입이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선거에서 트럼프는 13%p 차로 이겼다. 트럼프는 "아마 오늘이나 내일쯤 그들을 상대로 큰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저는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셀저 앤 컴퍼니'라는 여론조사기관을 운영하는데, 그의 기관은 높은 정확도를 자랑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결과적으로 약 16%p라는 심각한 오차를 낸 셈이다. 그 후 트럼프는 선거 사기 혐의가 있다며 셀저에 대한 수사를 촉구해 왔다.

디모인 레지스터의 대변인은 CBS 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여론조사원 앤 셀저의 기술적 설명뿐 아니라 여론조사의 전체 인구통계, 세부 지표, 가중치 및 비가중치 데이터를 공개함으로써 셀저/디모인 레지스터 선거 전 여론조사가 아이오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일 최종 승리율을 반영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보고를 지지하며 소송은 가치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즉 오류는 인정하나 소송까지 갈 문제는 아니라고 본 것이다.

오하이오 대학의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에 따르면 대통령이 이런 소송을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트럼프가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여러 차례 제기했지만, 성공한 경우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을 상대로 한 소송들이 (이기려는 게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다면서 "언론인이 국민의 적이라는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일을 해야 한다고 느낀다"며 "이 일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들지만, 언론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ABC뉴스 스타 앵커 조지 스테퍼노펄러스는 올해 3월 방송에서 트럼프에게 강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가 소송당해 ABC가 1500만달러(약 215억4000만원)를 합의금으로 지불하게 됐다.

한편 트럼프의 소송은 기자 개인에게 재정적 고통을 안겨주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CBS 뉴스는 썼다. 소송을 남발하던 트럼프는 언젠가 워싱턴포스트(WP)의 한 기자에게 자신이 소송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소송을 한 이유를 트럼프는 "나는 법률 비용으로 몇 달러를 썼고 그들은 훨씬 더 많은 돈을 썼다"며 "나는 그들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기 위해 그런 일을 했고, 그래서 기쁘다"고 말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