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90%가 전기차…'내연차 없는 세상' 거의 도달한 노르웨이의 비결
등록세 면제에 무료 주차·공짜 통행료 등 파격적 인센티브 정책 추진
일부 지역서는 신차 구매의 98%가 전기차…운행 중 전기차 비율도 늘려야
- 권진영 기자,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강민경 기자 = 한국보다 10년 앞선 미래를 살고 있는 나라가 있다. 노르웨이다.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겠다고 한 한국의 목표를 노르웨이는 2024년, 거의 달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노르웨이가 지난 9월 기준, 자국 내 모든 주(州)에서 판매된 신차의 90%가 전기차(EV)였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차 비중이 98%에 달했다.
노르웨이는 2017년, 오는 2025년까지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하랄 앤더슨 자동차 수입협회장은 초기 목표가 "이상적"이었다고 지적하면서도 "그 목표는 올바른 정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올바른 정책'의 대부분은 파격적 인센티브다. 전기차 등록세를 면제부터 시작해 무료 주차·버스 차선 이용·통행료 및 도로 요금 등 부가가치세까지 통 크게 면제했다.
전기차 판매 비중이 늘어난 지금은 일부 혜택을 거둬들였지만, 가장 중요한 정책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전기차가 노르웨이 도로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배경이다.
단순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안전한 차량 관리를 위해 정비소에서는 배터리 작업에 적합한 고전압 교육과 시설에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인 주유소 체인인 '서클 케이'는 전기 플러그 설치를 위한 공간 마련을 위해 가스 펌프를 철거하고 있다. 전력망 운영자들은 전기차 충전소에 필요한 고전압 연결 요청서가 너무 많아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다.
단 실제로 운행되는 전기차 비율이 전체 자동차 4대 중 1대꼴인 점은 과제다. 이대로라면 2030년까지 전체 자동차의 절반도 차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노르웨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종류는 170종에 이르며, 가장 인기가 높은 자동차 브랜드는 테슬라다. 도요타, 폭스바겐 외에도 최근에는 샤오펑(Xpeng)·BYD·니오(NIO) 등 중국 제조업체들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정권의 귀환으로 전기차 도입이 위험에 처한 미국에서는 진전이 더딘 가운데, 노르웨이 사례는 두드러지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팀은 전기차와 충전소에 대한 지원책을 크게 줄이고 중국산 자동차·부품·배터리를 차단하는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다른 국가들 역시 노르웨이의 전략을 채택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되, 내연기관차를 전면 금지하지는 않는 유연책을 선택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내연기관차를 살 수는 있지만, 전기차 소유 비용이 훨씬 낮게끔 제세 등 환경을 만들어 전기차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크리스티나 부 전기차협회 사무총장은 전기차의 매력이 '친환경'적인 면에만 집중됐던 초기와는 달리, 기술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충전 옵션이 늘어나며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기에는 구매자가 내연기관차를 비상용으로 보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전기차 가정의 3분의 2는 배터리 전용이라고 짚었다. 부 사무총장은 사람들이 이제는 "전기차를 소유하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한다"며 "다른 나라에도 교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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