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방어·지원 유럽이 맡아야"…美 직접개입 '노'

유럽의 우크라 파병도 지지…"강하고 무장된 우크라 보고싶다"
우크라 종전 위해 중국 압박…"관세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시간) 시사 주간지 타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뒤 뉴욕 증권거래소 연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2.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무기와 병력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부분의 지원을 유럽 국가들이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장 재개관식 참석 계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시 회담에 대해 보고받은 관계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은 마크롱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전쟁이 끝난 후 강하고 잘 무장된 우크라이나를 보고 싶다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지원하는데 주요 역할을 해야 하며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는 유럽 군대가 휴전을 감시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미군은 이 과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지도 않았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축소를 시사했는데 이번 발언은 미국이 줄인 지원을 유럽 국가들에게 넘기는 것으로 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일 NBC 뉴스의 '미트 더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취임하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군사 지원을 아마도 지금만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재점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 군대 파병에 대해서도 지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월과 5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병을 주장한 바 있다. 이후 파병론은 잦아들었으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를 방문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병을 논의하면서 파병론에 다시 불이 붙었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할 경우 자칫 러시아를 자극해 나토 대 러시아로 전쟁이 확전될 수 있어 대부분의 독일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투스크 총리도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 후 현재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마크롱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3자 회담에서 관세를 협상 카드를 활용해 중국이 러시아를 압박하도록 할 것이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24시간 내 종전'을 공언했다. 이에 그의 종전 방안으로는 지원 중단 혹은 축소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면서 현재 그어진 전선을 토대로 전쟁을 끝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는 우크라이나가 약 20%의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해야 한다는 뜻이라 우크라이나가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전쟁이 조기에 종식되기는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