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택 시장, 투자자들 몰려 실거주자들 '불안' 가중[통신One]

BC주, 주택 구매자 4명 중 1명은 투자자…실거주자, 가격 상승에 밀려
이민자들의 높은 투자 비율…대도시 주택 시장 경쟁 더욱 치열해져

일반 주택 구매자는 높은 이자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은 기록적인 규모의 주택 매수에 나서고 있다. 2024.12.08/<출처: realtor.com>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최근 캐나다 주택 시장에서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부동산 거래 이상의 문제로, 경제적 및 정책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현상이다.

통계 캐나다(Stat Can)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에서 주택 구매자 4명 중 1명이 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BC·노바스코샤·뉴브런스윅을 중심으로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BC에서는 3년간 평균 24.8%의 주거용 부동산이 투자자들에 의해 매입됐다. 노바스코샤에서는 이 비율이 2018년 29.2%에서 2020년 26.7%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뉴브런스윅에서는 평균 20.3%로, 세 지역 중 가장 낮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단독주택보다 콘도미니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켈로나에서는 콘도 구매의 약 3분의 1이 투자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와 농촌 지역 간 투자 패턴 차이도 두드러진다. 대도시인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투자자들이 주로 밴쿠버와 빅토리아 등 도심에 집중하는 반면, 노바스코샤와 뉴브런스윅에서는 농촌 지역 부동산의 상당 부분이 투자자들에게 매입됐다.

또한, 이민자들의 투자 비율도 눈에 띈다. 밴쿠버의 경우 전체 인구 중 약 40%가 이민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방 투자자의 67%가 이민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민자들은 주택을 중요한 자산으로 간주하며, 다른 자산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처럼 투자자들의 주택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실거주자들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이는 주택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며, 특히 젊은 세대와 중산층 가정이 시장에서 밀려나는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토론토와 밴쿠버의 인구조사 대도시권(CMA)에서 600제곱피트 미만의 콘도미니엄 아파트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아파트의 대부분이 투자용으로 사용되고 있다.2024. 12.08/<출처: 통계 캐나다 홈페이지>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공급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을 늘리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므로, 단기적으로는 실거주자 보호 정책과 투자 억제 정책의 조화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최근 주택 구매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과 투자자 억제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특히, 새로 도입된 모기지 규제는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동시에, 과도한 투자 활동을 억제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제한하고, 무주택자 우선 정책을 강화하는 등 첫 주택 구매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비거주자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추가 세금을 부과하여 부동산 시장에 지나치게 많은 투자자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정책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투자자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지역에서는,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투자 활동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규제를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활발히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타리오와 브리티시컬럼비아 같은 고가 주택 시장은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앨버타와 매니토바와 같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집값과 강한 경제 성장 덕분에 점진적인 가격 상승세를 보인다. 각 지역의 경제적 특성과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도 차이를 보인다.

캐나다의 인구 증가와 이민자 유입은 주택 수요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 부족 현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투자자와 실거주자 간의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정부의 건설 촉진 정책이 단기적으로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급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국 캐나다 주택 시장에서 투자 활동이 실거주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주택 시장의 안정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와 실거주자 간의 균형을 맞추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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