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주미대사 "尹 계엄령 충격적…민주주의 국가 韓 극복할 것"
허버드 전 대사 "박 전 대통령 탄핵, 행동하는 민주주의 작동 사례"
스티븐슨 "계엄령 시대착오적…권력 정당성, 민주주의 외에는 없어"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전직 주한미국대사들이 6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놀라움과 충격을 표하면서도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이번 사태를 극복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는 이날 워싱턴DC에서 '한미 외교의 교차점, 주한미국 대사들의 이야기'의 출간을 기념해 연 콘퍼런스에서 토머스 허버드(2001~04년), 크리스토퍼 힐(2004~05), 캐슬린 스티븐스(2008~11), 해리 해리스(2018~21) 등 4명의 전직 주한미국대사를 초청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토머스 허버드 전 주미대사는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및 국회의 대통령 탄핵 등 최근 한국의 사태와 관련, "민주주의가 어떻게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지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기본적으로 여론이 주도하고, 선거가 매우 빠르게 치러지는 등 매우 성공적으로 행동하는 민주주의가 작동한 사례"라고 평가한 뒤, "이번 탄핵안의 결말을 예상하긴 어렵지만, 한국인들이 이를 잘 해결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대사는 "윤 대통령 밤늦게 취한 조치(비상계엄 선포)는 주변의 소수를 제외한 사람들에게는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라면서 "그 이유 중 하나는 너무 (계엄령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그(계엄령을 선포한) 방법을 포함해, 윤 대통령이 (계엄을) 정당화한 방식도 시대착오적이었다"라고 부연했다.
스티븐스는 또 "한국이 국민 지지와 정당성을 갖춘 지도자를 갖는 게 미국에도 이익"이라면서 "21세기 한국 대통령의 정당성은 어디에서 오느냐. 바로 민주주의이며 이를 대체할 다른 어떤 것도 없다"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그런 점과 절차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녀는 "한국이 민주화 없이 현재 이렇게 놀라운 문화적 영향을 발휘하는 국가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해리 해리스 전 대사는 이번 계엄령에 대해 "충격을 받았고 혼란스러웠으며, 또 기이했다"라면서도 "용감한 국회의원들과 거리로 나선 한국 시민들의 저항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다.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의 한국은 비상계엄을 마지막으로 선포한 때(1979년)와 완전히 다른, 자유민주주의의 모범이자 문화·경제적 강대국"이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는 "한국은 우리의 가장 든든한 동맹국이자 민주주의 국가로서 이를 잘 극복할 것"이라면서 "저는 민주주의 국가가 더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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