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보복' 예고 美 FBI국장 지명자, 상원 인준 가능할까…공화에서도 비판
[트럼프 시대]트럼프, 법조인 캐시 파텔 FBI 국장에 지명
"선동가 파텔, 초당파적 비난 불러일으킬 것"
- 김예슬 기자,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조소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 연방수사국(FBI) 신임 국장으로 지명한 캐시 파텔(44)이 상원 인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 논란이 일고 있다. FBI 국장은 정치적 독립을 위해 임기가 최대 10년인데, 오히려 파텔은 정치 보복을 예고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시는 뛰어난 변호사이자 수사관이며 '미국 우선주의'의 투사"라며 "부패를 폭로하고 정의를 수호하며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데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실과 책임, 헌법의 옹호자로서 '러시아 사기극'을 폭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1기 집권 당시 러시아와 대선 과정에서 유착이 있었다는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있는데, 파텔이 이를 바로잡는 일에 핵심적 역할을 해줬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파텔이 이끌 FBI는 "미국에서 증가하는 범죄를 종식하고 이민자 범죄 조직을 해체하며 국경을 넘나드는 인신매매와 마약 밀매의 악행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인도계 이민자 2세인 파텔은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공판 검사, 연방 하원 정보위원회 선임 고문 등을 지냈다.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국가정보국 부국장,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테러 선임 국장, 크리스토퍼 밀러 당시 국방장관 대행의 비서실장 등을 맡은 바 있다.
파텔은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한 트럼프를 지지해 왔으며 트럼프가 척결을 시사해 온 '딥스테이트'(Deep State·관료 집단)를 함께 비난해 왔다.
이로써 크리스토퍼 레이 현 FBI 국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인선된 레이의 임기(10년)는 2027년까지다. 레이 현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경질되지 않았다.
파텔이 '트럼프의 정치 보복'에 앞장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FBI 국장은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한다.
CNN은 "트럼프가 현 FBI 국장을 선동가인 캐시 파텔로 교체해 초당파적 비난을 불러일으키려 한다"며 "트럼프는 파텔에게 정치적 반대자들을 쫓아가겠다는 위협을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파텔을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비밀경찰 엔카베데(NKVD)에 비유하며 "상원은 이 지명을 100대 0으로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파텔이 트럼프를 대신해 광범위한 복수를 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에게 호감을 샀다"면서 "하지만 공직자로서의 경력과 그의 선동적인 발언은 상원이 그의 지명을 거부하고 의문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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