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사돈들 전면 기용…트럼프에 다시 족벌주의 '경고음'
[트럼프 시대]첫째 딸 시아버지 이어 둘째 딸 시부까지 행정부 기용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첫째 딸의 시아버지에 이어 둘째 딸의 시아버지까지 정부 주요 직책으로 기용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족벌주의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레바논계 미국인이자 사업가인 마사드 불로스를 아랍 및 중동 문제에 관한 대통령 수석 고문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부인 이바나와의 사 사이에서 큰아들 주니어 트럼프와 둘째 이방카, 차남 에릭을 낳았다. 또 두 번째 부인 말라 메이플스와 결혼해 티파니를 낳은 뒤 이혼했고, 현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는 막내아들 배런을 두고 있다.
마사드 불로스는 둘째 딸 티파니의 시아버지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사돈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인 찰스 쿠슈너를 주프랑스 대사 후보로 지명했다. 찰스 쿠슈너는 트럼프의 첫째 딸 이방카의 남편이자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아버지다. CNN은 "중요 직책 두 개에 딸의 시아버지를 특별하게 지명한 것은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에도 가족에게 의지하는 선례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썼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가족들에게 정치적 역할을 맡기면서 이해 상충과 족벌주의에 대한 비난을 받아왔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이방카와 쿠슈너가 백악관 수석 고문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문제에 대한 의견을 냈다. 쿠슈너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의 주요 협상가 중 한 명이었는데, 이번에도 백악관 밖에서 중동 문제에 대해 트럼프에게 계속 조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가족 부동산 사업을 운영했지만 2024년 선거 캠페인에서 아버지의 핵심 대리인으로 떠올랐다. 한편, 당선인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이었다.
2020년 조지타운대학교에서 법학 학위를 받은 티파니는 정치 활동을 하지 않았다. 올가을 뉴욕 대학교에 입학한 막내아들인 18세의 배런은 아버지가 젊은 남성 유권자들이 주로 듣는 팟캐스트 출연 결정을 하도록 조언해 지난 11월 대선의 트럼프 당선에 기여했다.
CNN은 이번 임명이 미국 정부 내 트럼프 가족 사이의 영향력과 권력, 그리고 이익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꼬집었다. 예를 들어 재러드 쿠슈너는 워싱턴을 떠난 직후 걸프 지역 국부 펀드의 주요 지원을 받아 투자 펀드를 설립했다고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의 투자 기금은 사우디아라비아 공공 투자 기금으로부터 20억 달러를 받았다. 이런 그가 중동 문제에 조언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뜻이다.
한편 CNN은 공화당 의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가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부적절하게 금전적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끈질기게 추적했다면서 헌터의 행동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불법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조 바이든이 아들의 사업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었거나 재직 중 아들의 사업 거래에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어 공화당 의원들의 바이든에 대한 탄핵 조사가 무산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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