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기자석, 주류 줄이고 인플루언서 앉히나…트럼프 장남 "배정 논의"
트럼프 장남 "더 많은 독립 언론에 브리핑룸 개방하는 방안 논의"
브리핑룸은 단 49석…인플루언서 들어오는 만큼 주류 언론 자리 내줘야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인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일부 주류 언론을 배제하는 방안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27일(현지시간)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많은 독립 언론인에게 기자회견실을 개방하는 것에 대해 (트럼프와) 대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에게 기자회견실을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중 자신에게 우호적이고, 지지자들이 많이 듣는 팟캐스트를 중심으로 인터뷰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뉴욕타임스(NYT)가 거짓말을 해 왔고, 민주당의 마케팅 부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청률이 높고 팔로워가 많은 사람들에게 개방하면 어떨까"라고 물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전 내내 자신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한 주류 언론과 방송을 지속적으로 조롱해 왔다. 폴리티코, 악시오스 등 대선 유세를 취재하려던 일부 언론사 등은 출입 자체를 배척했다.
그는 지난 25일, 자신의 법률 자문 보리스 엡슈타인이 고위직 임용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와 NYT의 보도를 비난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인터뷰한 '60분'을 방영한 CBS를 고소했으며, 주기적으로 CNN 등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백악관 기자회견실에는 총 49개의 좌석이 있다. 기자의 출입 자격을 증명하는 것은 백악관이지만 좌석 배치는 비영리단체 백악관출입기자단(WHCA)이 모집·결정한다. 즉 백악관으로부터 출입 인증을 받아도 좌석 배치에서는 제외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례로 2020년, 보수 성향 매체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OANN)가 코로나19 예방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쫓겨났다.
좌석 배치는 정권에 따라 약간씩 변동은 있었지만 주로 언론의 파급력, 이념·지리적 대표성을 고려해 정해진다. 이에 따라 주로 앞 좌석은 AP·ABC·NBC·WP·NYT 등 대형 방송 매체 및 통신사가 차지해 왔다.
악시오스는 최근 관련 보도를 전하면서, 만약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매체가 브리핑 룸에 집입하게 되면, 다른 매체의 기존 자리는 없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악시오스 최고경영자(CEO) 짐 밴더하이는 "일론 머스크는 매일 트위터(엑스)에서 몇번이나 '우리가 미디어다. 당신들이 미디어다'라고 말한다"며 "파란색 체크 표시와 트위터(엑스) 경영권, 300자 제한의 재치 있는 단어가 있다고 해서 당신이 기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는 머스크의 발언이 상대방의 머리를 보고 멋진 도구가 있다고 해서 신경외과 의사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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