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공격 가능성 낮아…사보타주 확대로 대응"-美 정보당국

핵무기 명확한 군사적 이점 없어…러시아 확전 우려 과장됐다
러, 사보타주·사이버 등 회색지대 전술로 우크라이나 지원국 협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TV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21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미사일을 러시아 영토 내로 발사하도록 허용한 것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핵으로 보복할 가능성은 낮으며 사보타주(파괴공작) 확대로 대응할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이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미 정보당국에 정통한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호전적인 발언을 하고 있지만 핵공격 위험을 늘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 7개월간의 정보 평가에 근거해 우크라이나의 미국 무기 사용 제한 완화에도 핵 확전은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으며 이 평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로 러시아 내부를 타격하는 것을 승인한 이후에도 바뀌지 않았다.

이 정보에 대해 브리핑받은 한 의회 보좌관은 "평가는 일관적이다. 에이태큼스 미사일은 러시아의 핵 계산법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의 새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에도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을 바꾸지 않았다.

당초 미국 백악관, 국방부와 국무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의 미국 무기 사용 제한 완화에 대해 확전의 우려가 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할지 불확실하다며 반대해 왔다. 또한 러시아가 미국의 군인 및 외교관에게 보복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보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국방부 관리들은 미국 대선 직전 이루어진 북한군 파병을 러시아의 확전 행위로 보고 마음을 바꿨다. 일부 관리들은 이제 확전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위협해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핵무기가 명확한 군사적 이점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달라진 평가에 따라 한 미국 당국자와 한 의원은 러시아의 핵 공포가 과장된 것이며 에이태큼스의 장거리 발사 승인이 너무 늦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앞서 5월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에이태큼스를 제공했다.

정보 당국자들은 핵무기 사용은 최후의 수단이며 러시아는 사이버 공격이나 사보타주 확대로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럽 외교관은 러시아가 유럽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가를 협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미국 관리도 러시아가 서방에 대한 '회색 지대' 전술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광범위한 정보 요원의 네트워크가 있고 이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조지타운대의 유라시아·러시아·동유럽 학과장인 안젤라 스텐트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식 대응은 우려 사항"이라며 "확전 가능성이 없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 그 우려는 이제 더 크다"라고 말했다.

백악관과 국가정보국장실, 크렘린궁은 이에 대한 논평 요청을 거부하거나 응하지 않았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