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우크라 지원, 러와 휴전 협상 염두에 둔 듯…먹힐지는 미지수"

"지뢰·미사일 입장 뒤집은 것, 협상서 영향력 행사하기 위함"
"너무 느린 결정…러시아 더 대담하게 만들었을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스라엘 정부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휴전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4.11.2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새 행정부의 취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인 지뢰를 제공하고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하는 등 잠재적인 휴전·종전 협상에서 입지를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함께 휴전 협정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양측은 되레 공격을 주고받으며 교전은 격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자국이 지원한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2022년 되살렸던 대인 지뢰 금지 규정을 뒤집고 우크라이나에 대인 지뢰도 지원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최근 결정은 완전히 새로운 현실 때문에 추진됐다. (우크라이나는) 아마도 3년 중 가장 약한 위치에 놓였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공언해 왔는데, '현재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러시아와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종전 직전까지 영토 땅따먹기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WP는 "많은 미국 관리는 이제 몇 달 안에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와 협상을 벌이고 영토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지뢰와 미사일에 대해 이전 정책을 뒤집은 것도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가능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전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이 협상 테이블에서 유효하게 먹힐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1기에서 우크라이나 특사를 지낸 커트 볼커는 WP에 "변화가 오래 지체됐다"며 "바이든이 더 강력한 병력을 보내지 않음으로써 러시아를 대담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두 행정부 고위 관리에 따르면 지뢰와 에이태큼스 승인에 대한 논의는 10월 말에 시작됐지만,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까지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사를 지낸 이보 달더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회장도 "바이든은 러시아와 갈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추가 지원을) 단념했다"며 "그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미국과 러시아의 직접적인 군사 대결을 피하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